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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를 만들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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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집
시와 물질 중에서*주머니를 만들기 위해서는*주머니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전에 배워야 할 게 아주 많아헝겊 위에 선을 긋고
(너무 진하지도 너무 희미하지도 않게)동그란 매듭을 꿰고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게)흠질이나 박음질을 하고
(너무 촘촘하지도 너무 성글지도 않게)너무와 너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연습이 필요해두 겹의 헝겊을 단단히 여며서
세 면을 다 박으면
그 속에 자그마한 공간이 생기지?물론 주머니의 크기나 위치도 중요해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옷과 주머니 사이‘두 팔과 주머니 사이 주머니와 주머니 사이의 거리 말이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아, 주머니를 만들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도 중요해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게)이 모든 것을 배우고
주머니를 만들 수 있게 되었을 때
네가 주머니 속에서 만날 허공은 어떤 것일까울퉁불퉁한 돌멩이들, 짤랑거리는 동전들,

녹슬어가는 못이나 압정, 나달나달해진 영수증과 메모들,썩어가는 누군가의 손,더 이상 발신되지 않는 휴대폰결국 이런 것들을 넣으려고
우리는 심혈을 기울여 주머니를 만들지
너무와 너무 사이에서 끝없이 흔들리면서 말이야아직은 네게 바느질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아주머니가 완성되고 나면
주머니 속에 갇히는 것은 바로 너 자신이니까(나희덕 2025, 『시와 물질』 “주머니를 만들기 위해서는” 옮겨 적음 ================나는 돌멩이, 동전, 못이나 압정, 영수증과 메모, 썩어가는 누군가의 손,더 이상 발신되지 않는 휴대폰, 미켈란젤로의 손들, 그리고 휴대폰을 가지고 싶은 주머니, 그래서 죽어라구 재봉질을 드륵드륵 해댔지만,, 그 주머니 안에 나를 가둔 그런 나를 보는 그런 나희덕의 시,,, 를 읽다,너도 읊어봐. 니가 힘들게 만든 너의 주머니를 들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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