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은 물질문명의 대안인가
1998 저서(14인 공동) : 동양철학은 물질문명의 대안인가, 웅진출판, 1998-12-17

동양철학은 물질문명의 대안인가


지은이:김교빈 외 13인
펴낸이:윤석금
펴낸곳:웅진출판주식회사
1998년 12월 17일 초판 1쇄 발행

차례

제1장 자연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자연을 왜 신성하다 했는가--김교빈
인간과 자연은 하나로 볼 수 있는가--전호근
동양에는 왜 유일신의 종교가 없는가--김성기

제2장 인간에 대한 이해는 어떻게 가능한가

인간에 대한 진정한 사랑은 어떤 것인가--이해영
영혼의 문제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현구
동양철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김수중

제3장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

욕망 추구는 참된 인격의 형성을 방해하는가--김세서리아
지식을 택할 것인가, 지혜를 택할 것인가--황희경
예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가--조남호
개인과 사회의 갈등은 해결할 수 있는가--이상익

제4장 인류의 미래는 발전 가능한가

점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김홍경
유교 전통과 자본주의는 화해할 수 있는가--유동환
생태주의는 환경문제의 대안인가--안은수
문명위기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최종덕

서문

동양철학을 강의하다 보면 동양철학은 처음 대하는 학생들로부터 몇 가지 벽을
느끼게 된다.

첫째는 동양철학의 내용이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 나오는 것처럼
좋기는 하지만 대부분 고리타분한 도덕, 윤리뿐이어서 들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점이나 사주, 관상 같은 신비적인 것으로 이해하면서
오로지 그런 것들에만 귀를 솔깃하는 경우이며,

셋째는 전근대적인 낡은 사상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에는 맞지 않는다고 보고 처음부터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경우이다.

왜 갓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의 대부분이 이런 눈으로 동양철학을 보는
것일까? 이런 잘못의 책임은 무어보다도 동양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서구지향의 삶을 부추기는 우리 사회 전체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부모와 자식이 모여 살고, 친구와 사귀고
지내면서도 우리 조상들이 인간과 사회에 대해 이야기했던 도덕, 윤리를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부정해 버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 전근대적이라는 말처럼 우리의 소중한
전통 철학은 박물관에나 넣어 두어야 할 낡은 것일까?

아마도 젊은 학생들이 동양철학에 대해 오해를 갖는 이유는 쉬운 말로 된 동양철학
관련 책이 드물었기 때문이며, 동양철학의 주제들은 현실과의 연관 속에서 생각해
보는 시도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전통이란 낡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오래된 것을 의미한다. 오래된 것과 낡은 것은 다르다.

낡은 것에서는 힘이 나오지 않지만 오래된 것은 그만큼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오래된 만큼 고민의
과정도 길었을 것이며, 그런 과정을 거쳐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사유체계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더구나 각 사상들은 긴 역사 속에서 다양한
사회적 실천들을 통해 적인 힘을 보여 왔다. 다만 서구 중심으로 세계가 재편되어
동양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 힘을 잃었으며, 그 과정에서 앞에서 본 오해들이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사유체계에서 본다면 동서의 문제는 문화적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의
문제일 뿐이다. 당연하면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근래에 이르러 인류가 처한 환경
위기와 관련하여 동양적 사유에 많은 관심들이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관심들이 일회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노력과 함께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입장에서 청소년과 대학 1, 2학년생을 위해 만든 교양 교재로서
쟁점이 될 만한 주제들을 뽑아 동양철학사상을 통해 서술하였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지은이들이 지향하는 것을 두드러지게 드러내기보다는 다양한 다른 입장들을 소개하고
토론거리를 제시함으로써 읽는 사람들이 스스로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철학이 단순히 지식의 전수가 아니며 더욱이 과거 사상들에 대한 암기나
회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3__40대에 해당하는 젊은 학자들이며, 그
가운데 대부분이 사단법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서 같이 활동해 오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가지고 있던 관심에 따라 책임을 나누어
맡으면서도 어느 정도 통일된 관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작은 결실에 지나지 않지만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더욱 폭넓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온고지신'하는 삶을 살기 바란다.

1998년 겨울
지은이들을 대표해서 김교빈
웅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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