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투르의 존재양식 2부(10장까지) 결론 - 해제
원저 : B. 라투르, 존재양식의 탐구
실린 곳 : philonatu, philonatu
(한글판) 브뤼노 라투르 2023,『존재양식의 탐구, 근대인의 인류학』(황장진 번역)사월의책. 742pp

(영어판) Bruno Latour 2013, An Inquiry into Modes of Existence: An Anthropology of the Moderns, Catherine Porter (tr.), Harvard University Press, 2013, 486pp

(불어판) Bruno Latour 2012, Enquête sur les modes d'existence: Une anthropologie des Modernes. La Découverte


라투르의 존재양식 2부 결론

라투르 존재양식의 다양한 그룹

최종덕 (독립학자, philona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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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양식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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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부(1장에서 6장까지)와 2부(7장에서 10장까지)에서 다룬 존재양식들은 다양하다. 라투르가 이 책 1부와 2부에서 다룬 [NET], [PRE], [DC], [REP], [MET], [HAB], [TEC], [FIC], [REF], [POL], [LAW], [REL] 존재양식의 다원주의는 크게 보아 존재의 지도와 지도를 읽는 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2. 존재의 지도는 3 가지 그룹으로 배열되는데, 이분화를 통합한 불연속의 그룹 [REP], [MET], [HAB]을 제 1 그룹으로, 객체는 절대 아니지만 객체스러운 [TEC], [FIC], [REF]의 준객체를 제 2그룹으로, 또한 주체가 결코 아니지만 주체스러운 [POL], [LAW], [REL]의 준주체를 제3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런 그룹이 배열된 지도를 읽는 방법과 같은 [NET], [PRE], [DC]들을 메타-존재양식의 그룹으로 볼 수 있다.

Latour's M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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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그룹 [REP], [MET], [HAB] 존재양식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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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분화를 통합한 불연속의 제1그룹인 [REP], [MET], [HAB] 3 가지 존재양식의 공통점을 보기로 하자.

1. 타자로서의 존재를 탐구하는 통로이다.

2. (i)지속성 배가 (ii)변형 증식 (iii)존재 관통의 3가지 방법이 공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3. 객체범주와 주체 범주의 구획을 강요하는 근대인의 관성에 위축되지 않으면서도 의미SENS와 방향DIRECTION을 갖는다는 점에서 앞의 3 종 존재양식은 공통적이다.

4. 전치사와 궤적Trajectory 을 통해 의미와 방향이 드러나며, 외부세계를 재현하는 양식에 제한되지 않는다."

5. 물론 이 3 가지 존재양식도 개체의 절합articulation을 부정하지 않고 포용한다. 절합이란 sous으로는 불연속이ㅣ만 겉으로 보기에 연속성일 뿐이다. 즉 자기 내면 심연에 불연속성을 배태하고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 절합의 연속성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6. 지구인(사람들)과 만나는 특정한 '통로'를 가지고 있다. 지구인이 타자로 향하는(투사하는) 통로이면서 동시에 타자가 지구인으로 행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즉 양방향 소통의 통로를 가는다는 점에서 위의 3 존재양식은 공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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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그룹, 준객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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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는 절대 아니지만 객체스러운 [TEC], [FIC], [REF]의 존재양식들을 준객체 그룹이라고 라투르는 방편적으로 나눈다. 2부 전반에서 충분히 논의했는데,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기술 존재양식[TEC] 은 '제조된' 것으로서 존재양식이며 누가 제조했는가는 따질 필요없다. 즉 인간의 공작물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치나 발명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2. 픽션 존재양식[FIC]은 '파견된' 것으로서 존재양식이며 원래 '무엇무엇에' 에 대체할 수 있는 객체적 성질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존재양식이다. 예술작품이나 형상화의 결과들을 볼 수 있다.

3. 지시 존재양식[REF]은 '알려진' 것으로서 존재양식이며 지식이나 정보를 말하는데, 그것 자체로는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지만 항상 재생산과 결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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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그룹, 준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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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가 결코 아니지만 주체스러운 [POL], [LAW], [REL]의 존재양식들을 준주체 그룹(제 3 그룹)으로 나눈다. 1부에서 자주 다루었다.

1. 정치 존재양식 [POL]은 순환궤도인 [원]의 양식에 빠질 수 있다.집단화의 특성이 지니며 준객체 연결망 속에서 비로소 긍정될 수 있다.

2. 법 존재양식[LAW]은 사건 자체와 사건을 다루는 법(법원)이라는 텍스트의 제한을 벗어나 문서 밖 변신과 불연속의 컨텍스트와 연결됨으로써 긍정될 수 있다.

3. 종교 존재양식[REL]도 예배 공간만이 아닌 다원주의 공간에서 시간의 초월을 다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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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 [MET], [HAB] 그룹과 힘의 선 그리고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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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생산, 변신 그리고 습관의 존재양식은 힘의 선과 계보를 중시한다.

2. 재생산 양식에서 존재의 공백과 불균형이 오히려 생명 계보의 특징이다. 생명활동을 언어로 설명하는 규정된 방식은 없지만, 공백처럼 보이는 재생산 양식 안에 지속이 있고, 그 지속은 발화 활동enunciation을 포함한다. 자신을 발화시키는 작용이 힘의 선LINES OF FORCE이다.

3. 힘의 선은 생물학을호 보면 진화의 동력(진화력)이고, 물리학으로 보면 마치 에너지와 같다. 생물학으로 본 진화의 동력을 라투르는 생명체의 계보LINEAGES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계보는 생물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무생명체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사물에 적용된다.

4. 계보와 힘의 선이 사물에 적용되는 방식은 우연과 필연의 오묘한 연결에 의해 드러난다. 계보는 전총 형이상학의 필연적 동일성의 실체가 아니라 우연성으로 엮어지는 로고스에 해당한다. 이는 전통 존재론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전통 철학에서 로고스와 우연성은 서로에게 모순관계이기 때문이다. 반면 라투르가 말하는 로고스는 언어에 의해 직조된 관념이 아니라 공백과 불연속 같은 존재의 경험을 통해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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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존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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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보를 거치면서 변신의 존재자는 (i)객체주의에 빠지지 않는 객관성을 유지하며 (ii)항상 다른 방식으로 잉태되는 다산성을 낳으며 (iii)획일화시킬 수 없는 비가시성을 보여주는 존재론적 존엄성을 갖는다고 라투르는 표현한다. 경험세계에서 볼 때 지질학적 변동이나 변이의 진화들이 바로 변신의 존재자 특징을 잘 드러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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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객체 분화에서 연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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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객체/주체의 대립과 모순은 두 개념을 처음부터 별개의 존재론적 범주로 설정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428).

2. 존재자는 객체/주체로 구획되기보다 객체 중심의 방향에서 본 존재자와 주체 중심의 방향에서 본 존재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3. 자연도 처음부터 객체/주체로 이분화된 것이 아니다.(429) 자연과 문화는 대립된 이분화가 아니다. 실재와 문화 역시 대립된 이분화가 될 수 없다. 자연은 문화를 낳았고 문화는 자연으로부터 창설됨으로써 쌍방의 연결망의 관계다.(430)

4. 마찬가지로 근대인의 지식의 지위도 상대적이고 과정적일 뿐이다.(430)


2부(7장에서 10장까지) 결론(해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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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3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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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11장에서 16장까지)에서는 주체스러운 준주체 그룹과 객체스러운 준객체 그룹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해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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