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는 단순한 야생풀이 아니다.
원저 : Snir et al., origin of cultivation and proto-weeds, long before neolithic farming.
실린 곳 : philonatu, philonatu
<잡초와 농경작물은 공생관계이다.>

원논문: Ainit Snir, Dani Nadel, Iris Groman-Yaroslavski, Yoel Melamed, Marcelo Sternberg, Ofer Bar-Yosef, Ehud Weiss 2015, The origin of cultivation and proto-weeds, long before neolithic farming. PLoS ONE 10(7): e013142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31422


--- 잡초도 농경시대의 문화적 유산이다.---

농경기가 시작되었다는 신석기 이전 구석기 말기부터(20,000 BP) 일부 지역에서 이미 농경이 있었고, 경작지 등의 농경시스템에 맞추어 정주형 생활이 있었다는 연구결과이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 더 중요한 점은 당대 농경작물과 더불어 잡초 흔적의 유물을 찾아내고 분석했다는 데 있다.



경작지를 만들려면 정주형 생활근거지 주변 나무를 베고 가축사육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쓰레기 처리를 위한 장소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농경작물의 씨앗 보존과 해당 농경작물에 수반하는 잡초가 반드시 존재했었다.

거꾸로 말해서 잡초 유적은 이미 농경지가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의미한다.

지금까지 잡초의 기원은 12,000년 전이라고 알려져 왔다. 이런 이론을 반박하는 새로운 발견과 발굴이 이루어졌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스라엘 갈릴리 바다(Kinneret 호수) 남서쪽 해안 리벤트Levant 지역에 위치한 후기 구석기 유적 Ohalo II :

이 거주 유적지 시기는 23,000년 전이며 마지막 빙하기(LGM)였는데, 그 추위가 심하지 않아서 사람이 거주할 수 있었다.
빙하기가 끝나면서 해수면 상승이 일어나고 그 결과 이 유적지는 물에 잠겼다. 물속 진흙으로 닫혀진 유적이라서 오히려 23,00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1989년 오랜 가뭄에 따라 주변 용수공급을 위해 그나마 조금 남았던 호수물을 퍼올렸고 그 결과로 유적지가 발견될 수 있었다. 이후 2001년까지 이 유적지 발굴작업이 진행되었었다.

화로, 오두막 등이 발굴되었는데, 오두막 지붕 재료로 사용하던 나무가지와 거기에 붙어있던 씨앗 등을 발굴했다. 나무가지는 참나무와 버드나무 종류이며, 씨앗은 150,000개 수준으로 많이 발굴되었다.(밀, 야생보리, 야생귀리 등)

오두막 바닥재에서 동물류 뼈와 구슬 등이 나왔다. 주변 무덤도 있었다. 식물류로는 완두콩, 렌즈콩, 아몬드, 포도와 올리브 등 농경화된(domesticated) 식물이었다.

barley weed 보리씨앗
이 이미지는 논문에 나온 야생보리 사진이다. 보리가 익어가면서 푸른색에서 누렇게 되는데, 누런색과 녹색이 섞여 있다. 이뜻은 알곡이 매달린 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반면 경작용 보리는 풀색깔이 녹색이었다가 일제히 누렇게 변한다. 그러면 걷이 하는 시기를 미리 에측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출토된 탄화된 야생보리 씨앗(왼쪽)과 경작용 보리씨앗(오른쪽)이다. 인공선택으로 길들여져 농작물로 변한 씨앗에서 핵이 삐처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barley weed 보리씨앗

150,000 개 풀 종류 중에서 15,726개(10.5%)가 잡초에 속한다.(오늘의 잡초 분류 기준으로 볼 때) 이 중에서 13개 잡초는 현재에도 잘 알려진 것으로서, 해당 농경작물과 유전적 교배가 이뤄질 수 는 없어도 이종간 상호공생의 유전적 친화성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adonis dentata (복수초 비슷한 일년생 풀), Lolium temulentum (독보리, 밀과 비슷한 풀인데, 밀밭에 자라면서 다 커서는 독성을 띤다.), corn cleavers (Galium tricornutum; 칼날초, 일년생풀) 등의 풀과 식용가능한 Chenopodium album (명아주 - 식용가능), Silybum marianum (엉겅퀴-겉껍질 벗긴 후 식용가능), Malva parviflora (치즈위드) 등의 풀씨앗이 나왔다.

<중요한 의미>

1. 농경작물에 따라붙는 잡초 역시 해당 농경작물에 생태적으로 적응진화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최고 오래된 Ohalo II
유적지 잡초 발굴은 식물생태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잡초와 농경작물은 공생관계이다. 이런 공생관계를 사람들(농경생산자)은 생산성 관리에 불리한 것으로 여겨 잡초를 뽑기에 여념이 없지만, 농경작물에게는 장기적으로 볼 때 또 다른 생태적 이해관계로 볼 수 있다.

3. 벼 논에서 피가 현재는 잡초로 뽑혀 나가지만 원래는 식용 알곡이었듯이, 많은 잡초들이 식용가능한 것들이었다. 이런 풀들 대부분은 농경 주 작물과 유전적 친화성을 갖고 있는 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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