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삶의 생명

범한철학회 (2021년 6월) 발표논문 요약


질병 부존재의 완전한 건강과 청춘의 샘을 욕망하지만 질병을 벗어날 수 없고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삶의 생명이다. 태어나면서 죽음에 이르는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질병과 건강, 고통과 즐거움, 병약함과 강건함의 심신 상태를 거쳐 간다. 생애에 걸친 심신상태가 우여곡절의 변화를 거치듯이, 나의 생명은 결핍과 욕망, 충동과 변동의 존재가 박동하는 실존이다. 여기서 말하는 삶의 변동 자체가 바로 생명 존재론의 핵심이다.


건강과 질병을 오가는 생명존재의 가장 큰 특징은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절대 구획이 없으며 정상과 비정상의 실체도 없다는 데 있다. 니체에서 가다머에 이르는 “큰 건강” grosse Gesundheit 개념에 따르면 질병은 정상의 반대가 아니며 정상은 단순히 몸의 결함이나 결핍 수준이 전무한 상태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의학해석학의 흐름을 이어받는 건강생성론life course health development; LCHD에서 말하는 건강은 (i)웰비잉과 좋은 느낌의 감정을feeling good 유지하며 (ii)자기 몸과 인격에 대한 긍정적 태도이며 (iii)사회적으로 약하고 소외된 상태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온전성을 유지하는 동력학적 상태이며 변화과정이며 패턴이다. 즉 건강은 주어진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의 발달과정에 연관된 사회-문화-심리-생물학적 몸의 생태적 관계망relational ecological matrix에서 해석된다.


이어서 의료사회학자 안토노프스키의 “건강생성 패러다임”salutogenic paradigm과 하폰의 생애건강발달 모델을 소개하는데, 필자는 이에 덧붙어 <삶의 생태적 존재론>으로 일컫는 포괄적 개념을 제시한다. 삶이 생태적 존재론이란 새로운 이론이 아니라 사회문화-개인심리-생물생리의 세 축이 서로 연관되어 삶의 양상이 드러나고, 그런 세 축의 생태구조로부터 건강과 질병이 얽혀지는 삶의 존재가 생성된다는 것을 말하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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