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우면 왜 소름이 돋나?
무서우면 왜 소름이 돋나?

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분할 수 있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를 말한다. 척수는 알다시피 회백질과 백질로 되어 있다. 회백질은 척수 중심 쪽인데 신경세포의 세포체가 몰려있어서 회색으로 보이므로 그런 이름이 붙어졌다. 그리고 뇌는 전뇌와 중뇌, 후뇌로 구성된다. 전뇌로 올수록 진화적으로 오래된 포유류에서 발달되어 있고, 파충류에서는 아직 전놔 발달이늦은 반면 중뇌가 주요한 뇌 기능을 담당한다. 이런 중추신경계와 더불어 말초신경계가 있다. 말초신경계는 척수를 중심으로 뻗어 나온 신경계로서 체성신경계와 자율신경계로 조직된다. 체성신경계는 일반적인 말초신경 등의 감각을 받고 명령하는 계통으로서 목 아래 부위를 맡는 척수신경과 뇌 위를 맡는 뇌신경이 있다. 그리고 체성신경계와 더불어 자율신경계가 있는데 이는 소화를 하는 위장운동이나 심장박동운동처럼 아니면 침을 흘리는 것처럼 의지와 무관하게 기능하는 신경계를 말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sympathetic nervous system 부교감신경계parasympathetic로 조직된다. 교감신경은 긴장을 담당하며 부교감신경은 긴장된 신경을 다시 푸는 이완의 기능을 담당한다.

<교감신경> 위험상태라고 판단할 때 자율신경계가 작동하는데, 예를 들어 사냥을 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면 심장이 뛰고 위장운동이 늦어진다. 이 경우 긴장을 담당한 교감신경이 흥분되는 상태다.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교감신경의 말단에서 epinephrine, norepinephrine 등의 물질이 분비되고 이것들에 의해서 말초장기가 변화를 일으킨다. 장기에 따라서 epinephrine이나 norepinephrine에 반응하는 고유의 수용체를 가지고 있어서 장기의 반응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알파수용체(alpha-receptor)가 반응하면 말초혈관의 수축, 기관지의 수축, 동공의 근육의 수축 등이 일어난다.

-베타1수용체(beta 1-receptor)가 반응하면 심장을 빨리 뛰게 한다.

-베타2수용체(beta 2-receptor)가 반응하면 혈관이나 기관지가 이완한다.

이처럼 각 장기들은 그 장기가 가지고 있는 교감신경의 수용체에 따라 교감신경의 흥분 반응이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부교감신경계>(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 교감신경이 이처럼 긴장을 주도한다면 부교감신경은 이와 반대로 이완 작용을 맡는다. 즉 사람이 졸리거나 쉬거나 아니면 포식한 음식을 느긋하게 소화 등을 하는 기능을 말한다. 부교감신경의 이완 흥분 기능은 신경 말단 아세칠콜린의 분비에 의한 변화가 일어난다.

자연계에는 외부 환경에 따라 순간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야 할 때가 많다. 갑자기 포식자가 나타나거나 공포의 대상이 나타났을 때 나는 도망가거나 싸우거나 Fight or Flight 둘 중의 하나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이런 결정을 자율신경계가 맡을 수 있다. 공포 대상이 앞에 나타났을 때 포유류는 털이 곤두선다. 더 커보이거나 무섭게 보임으로서 위기를 벗어나려는 일종의 방어태세이며 이런 기능은 당연히 교감신경이 담당한다. 이런 긴장 작용은 땀샘과 털을 서게 하는 근육에 교감신경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털이 없어서 털이 서는 것은 없지만 그 대신 피부 소름이 돋는 이유이다.

긴장과 이완처럼 교감과 부교감신경은 항상 연결되어 작용한다. 소화기능은 전형적인 이완 작용으로서 부교감신경에 해당한다. 밥 먹는 중 혹은 밥을 먹고 갑자기 무서운 일에 부딪히거나 스트레스 받는 등 긴장 상황에 돌입했을 때 정반대의 교감신경이 작동하여 따라서 소화기능이 멈추게 되고 결국 소화가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교감신경이 기능할 때 위장운동과 더불어 침샘작용도 생긴다. 그러나 긴장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작동하면 위장운동과 더불어 침샘에서 침도 나오지 않게 된다. 그래서 긴장이 계속될 경우 침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교감신경계 혹은 부교감신경계에 의한 말단장기들의 외형적인 변화를 잘 관찰할 수 있다면 신경물질등과 수용체 변화의 의미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한방 진단의 경우, 자율신경계 그 자체를 조율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율신경계가 외부 환경에 반응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을 적절히 맞춰주어야 한다는 증치의학證治醫學은 교감신경/부교감신경의 반응시스템과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최종덕©


<참조>
辨證論治의 證治醫學은 병의 원인을 외부적인 환경조건에 둔다. 질병은 외부적인 六淫 (風, 寒, 署, 濕, 燥, 火) 邪氣에 의해 생긴다는 입장 ; 내경 영추편: “燥는 말려서 건조시키며(乾), 暑는 이를 덥거나 증발하게(蒸) 하며, 風은 움직이도록(動) 하며, 濕은 축축하게(潤) 하고, 寒은 이를 딱딱하게(堅) 하고, 火는 이를 따뜻하게(溫) 한다. 이러한 이유로 風寒은 아래(下)에 있으며, 燥熱은 위(上)에, 濕氣는 가운데(中), 火는 그들 사이를 흘러다닌다(游行). 寒暑六入하면 虛로하여금 生化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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