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철학-후천적 경험과 선천적 유전은 하나다
신경영양요소 중 하나인 NGF를 분비하는 목표세포 target cell 를 향해 축삭들이 성장한다. 즉 뉴런세포의 죽음을 결정하는 요인이 신경영양요소인데 타겟세포에서 분비하는 이 요소를 받으면 살고 못 받으면 죽게 된다. 이후 살아남아 정착화된(안정화된) 뉴런세포가 된다. 새로운 경험과 학습이 누적되면서 축삭의 가지뻗기가 진행된다. 가지뻗기는 곧 기억의 저장역할을 한다. 그래서 축삭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뇌손상이후에도 뉴런세포의 재생은 불가능하지만 기존 뉴런세포의 축삭은 새로운 가지뻗기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축삭은 어떻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가? 먼저 화학적 기울기에 의해 대략의 목표를 찾아내어 그곳으로 지향한다. 그리고 경험으로 인해 일부 스냅스를 강화하게 하고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들은 퇴화한다.



결국 뉴런세포는 선천적이지만 뉴런세포의 시냅스의 지향성 그리고 축삭의 기울기 등에 의한 가지뻗기 즉 길찾기 과정은 경험에 의한 후천성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준다. 물론 축삭 자체는 재생되지 않는다. 포유류 중추신경계 축삭은 보통 1-2mm 정도 자랄 뿐 더 이상의 재생은 없다. 그래서 뇌손상에 의한 뉴런세포의 파괴는 더 이상 재생이 안 되는 것이다. 현재로는 왜 1-2mm 정도 자라고 멈추는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추측컨대 축삭성장을 저해하는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작용이 일어나는데, 축삭을 싸고 있는 미에린수초가 축삭성장 억제단백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이렇게 축삭 재생이 안 되지만 그 대신 주변의 신경세포가 유사 동일작용을 대신해주게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뇌손상에 의해 해당 축삭이 망가지면 수용체 도파민 수용기 반응이 전과 다르게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대체 기능을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스냅스 형성은 뉴런세포의 재생여부와 무관하게 형성된다. 뉴런세포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전통이론에 도전하여 최근에는 뇌의 일부 영역에서는 뉴런세포도 재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록펠러 대학교의 McEwen과 Nottebohm, 프린스턴대학교의 Elisabeth Gould), 어쨌든 뉴런세포는 더 이상이 재생하지 않더라도 기존 뉴런세포의 시냅스 활동은 늙어죽을 때까지 계속 형성하는 과정을 갖는다. 이렇게 시냅스는 인간이 경험하고 무언가를 기억하거나 새로운 호기심을 발동하면서 언제든지 항상 새로운 형성을 하게 된다. 이 점에서 후천적 경험은 하나의 외적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포 안에 시냅스 형성으로 각인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적인 호기심은 신경성 건강에 매우 유리하다. 일부러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잃지 않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노인성 의욕 상실감, 쉽게 포기하는 마음, 우울증적 도피성 증상을 탈피하여 신체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의욕을 갖고 새로움에 도전하라는 등의 덕담은 단순한 격언이나 독려의 말이 아니라 세포해부학적 증거를 갖고 있는 경험론적 근거에서 재조명해야 한다.

이전으로 돌아가기



<자연과 과학>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