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스캐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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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종이책 대신에 스캔한 전자책으로 대체하려 했으나 스캐너가 고가(자동 종입주입스캐너 :2백만원 수준)여서 엄두를 못냈다. 그런데 2년 전에 vFlat이라는 인공지능 스캔 어플이 나왔다. 그 성능은 복사기 스캐너 몇 백만 원 짜리 보다 더 좋았다. 문제는 책 스캔을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가 더 중요했다. 얼마 전 암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신 내 선배의 경우를 보니, 그렇게 책이 많았던 선배님인데, 남기신 어마어마한 책들이 기증받는 도서관도 없고 가져갈 사람도 많지 않다는 것을 보았다. 나도 죽기 전에 내가 가진 거 다 버리고 가야지.. . 나 죽은 다음엔 아무도 안 가져 간다. 그런데 아직 아까운 마음이 남는다. 여전히 욕심과 집착이 내 마음에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타협을 보았다. 북스캔하고 차근차근 버리기로 했다. 내가 존경하는 의료인문학자 강신익 선생님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스캐너로 책을 분해하여 스캔하고 그 종이 책을 버리는 선구적 작업을 본 적이 있다. (강신익의 옛날 스캔 유투브 동영상 -여기 누르시면 볼 수 있어요) 그 당시엔 강 선생님을 따라하지 못했는데 이제 나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을 스캔한다. 우선 스캔 장비를 만들어야지 오래 전부터 집안에 돌아다녔던 접이식 철판 책받침대를 활용하기로 했다. 여기 구멍을 뚫어서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접촉 부분을 대기로 했다. 철판 구멍을 어떻게 뚫을까? ![]() 얼른 들고 시내 철공장을 찾아갔다. ![]() 아주 오래된 철공장 주인 아마 80대 초중반 나이는 들어 보인다. ![]() 주인은 드릴로 구멍뚫고 부드럽게 면삭도 해주었다. ![]() 결과가 내 마음에 든다. 집에 오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 핸드폰용 둥근 조명을 하나 샀다. ![]() 이 둥근 조명을 철 책받침대 뒷면에 양면 테프로 단단히 붙였다. ![]() 5천원 짜리 엘이디 조명이지만 성능이 우수하다. 자, 이제 스캔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내 아이폰은 아주 구형이라서 스캔어플 vFlat이 제대로 작동 안 된다. ![]() 아, 실망이다. 아, 나에겐 아이패드가 있었지, 아이패드로 스캔 어플을 돌렸다. 아주 잘 된다. ![]() 책 페이지를 잡는 내 엄지손가락과 종에 쓴 내 낙서까지 인공지능 기능이 싹 지워준다. 촬영 스위치 누르는 일이 번잡했다. 집에 있던 셀카봉에 부착되었던 셀카 블루투스 스위치를 이용하여 양면 페이지 스캔 스위치로 활용했다. 스위치를 바닥에 놓고 발가락으로 누르니 더 편했다. ![]() 스캔 어플 성능이 2년 전보다 훨씬 좋아졌는데, 다만 유료로 해야만 정상적인 책스캔이 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유료 구독(월 4,900원)으로 전환했다. 유료구독이란 나에겐 없었는데,, 책 한 권 스캔하고 OCR (텍스트 문자인식) 작업을 해주기까지 15분도 안 걸린다. 텍스트 문자인식을 해주면 검색이 완벽하니 책 읽는 효과가 배가된다. 버리는 이야기 하다가 스캐너 이야기로 빠졌다. 어쨌든 버리자. 나중엔 결국 나도 버려야 하니까. 그나마 책은 버리기 쉬운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