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과 논쟁 |
소위 연구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학회) 특히 인문사회과학 학회에 가면 발표자가 발표하고 발표마다 따르는 지정토론자가 발표논문에 대해 리뷰를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발표시간이 짧고 여기에 포스터 세션이 추가로 진행된다. 포스터 발표는 관람자가 질문하면 포스터 제안자가 대답을 하는 방식으로 대체로 질의 혹은 토론이 원활한 편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학회 발표문 한 건 한 건이 논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실험관련 사실관계가 확인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문사회과학 발표문은 발표시간도 길고 지정토론과 청중질의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어서 어느 경우 싸움으로 느낄 정도로 논쟁이 심해진다. 토론과 논쟁을 영어로 표현하여 -discussion - debate - dispute- 의 스펙트럼으로 볼 수 있다면 학회발표는 -debate- 수준으로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간혹 싸움에 가까운 -disputing-이 되는 경우도 잦다. 학회발표가 이러하건데, 티비에서 간혹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온통 싸움아니면 독백만 나온다. 아래 상황이 벌어질 때 상대도 참지 못하고 상대와 같은 방식으로 응대하면 그 이후부터 자칫 토론이 아니라 싸움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 (1)토론이나 질문이라는 본질을 벗어나 자기가 더 많이 안다는 것을 내세우려는 자랑과 위세의 과시형이 있다. (2)상대방 논점을 무조건 깍아 내리려는 무시형도 자주 드러난다. (3)논의의 주제와 무관하게 자기가 아는 것만으로 상대를 덮어 씌우는 자족형 참가자도 많다. (4)또한 발표시간이나 질의 시간을 과도하게 초과하여 자기만의 연희장으로 만드는 참가자가 생각보다 많다. 그런 경우 학회 전체 일정이 전부 흔들리게 되는데, 그런 거 무시하고 자기만 떠드는 안하무인형이 많다는 것이다. (5)혹은 토론이나 질문을 하게 될 때 그것도 기본도 모르냐는 식으로 핀잔을 주는 아주 곤란한 핀잔형의 상황도 자주 벌어진다. (6) 발표자건 토론자건 관계없이 상대방이나 청중 대상에게 자기 지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드는 훈장선생님형도 상당하다. 토론은 상대를 경청하고 존중하는 데서 비로소 시작된다는 사실을 우선 나부터 명심하고 실천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