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학순 주교님을 기리며

원주의 정신적 스승 지학순 주교님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각 부문에서 치뤄지고 있는 중이다. 학술행사, 문화예술행사, 전시행사 등이다. 그 중에서 지 주교님의 일생과 업적을 기리는 전시 행사가 시내 원주문화원 전시실에서 "다시 빛으로" 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는데, 이 행사는 지주교님의 뜻을 기리는 매우 중요한 몫을 한다. 몇 일 전에 전시실을 찾았다. 전시실에는 공식 해설사가 있어서 얼른 나와 나를 맞이하여 해설을 해주었다. 아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해설을 하면서 지 주교님의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해설사 하는 말, 지 주교님 민주화 투쟁의 요점은 원인로 인동에 있는 카톨릭 센터 내 구호물품 영수증 부당 처리를 밝혀낸 데 있다고 말한다. 70년대 박정희 독재에 맞서 어느 누구도 하지 못한 지학순 주교님의 거룩한 저항 정신을 쏙 빼놓고 당신이 세운 카톨릭 센터의 재산 문제로 불거진 것이 민주투쟁의 핵심이라고 당당히 해설하는 그 해설사의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지고 답답해졌다. 천주님의 빛을 이 땅에 비추어 준 지학순 주교님의 숭고한 뜻을 되새는 일이 이번 행사의 중심일 것이다. 그런데 지 주교님의 숭고함을 겨우 센터 내 영수증 문제로 축소시켜 버린 해설은 전시실을 찾은 많은 방문객들에게 어둠을 줄 것이다. 주교님의 빛은 사라지면 안 된다. 이는 해설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지도한 전시행사 주관 기관과 주최 측의 전적인 책임이다. 이를 밝히고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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