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기득권의 피해의식과 과잉반응 |
교수신문 문화시평 (05년 10월 31일) 그들, 기득권의 피해의식과 과잉반응첫째 이야기: 여자들이 드세지더니 매맞는 남편까지 늘었다고 떠벌이면서 요즘 남자들이 살기 힘들다고 불평을 툭툭 던지는 그들이 많아졌다. 양성평등 외쳐봐야 여전히 남성 권력이 절대적인데도, 뭇남성들은 극미소의 손실을 입은 것조차 마치 대단히 큰 손상으로 여기고 있다. 원래 권력이란 그런 것이어서 많이 가질수록 약간의 손실마저 큰 위협으로 느끼는 가상현상을 수반한다. 둘째 이야기: 문명권력은 환경운동을 하는 소수 사람들의 활동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나보다. 그래서 그들은 환경에 관심을 둔 소수자들을 가상의 다수자로 둔갑시키고는 일대 반격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그들이 주로 하는 말이 있다. “입만 벙긋하면 환경 환경하니, 얼마나 잘 살게 되었다고 환경타령이야” 요즘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노동과 환경이 부딪치는 우리 상황을 눈여겨봐야 한다. 셋째 이야기: 비슷한 수사법이 주변에 널려 있다. “언제부터 민주화야, 운동 꽤나 했다고, 이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거야, 벌건 대낮에 순빨갱이들이 돌아다니질 않나, 텔레비젼에 나오질 않나, 정말 세상 많이 변했어” 그들은 시대의 새로운 변화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 그들에게 현존하는 북한 정권은 오히려 그들 생존의 최후보루이며 이를 침해하는 일을 절대 용서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송두율과 강정구는 가짜 이념의 미아가 되었다. 넷째 이야기: 지방에 사는 나로서 중앙 권력을 심각히 느끼게 되는데, 서울의 향기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역시나 그들의 논리 그대로 중앙권력을 최대한 사수하고자 한다. “요즘 RRC사업이니 지역혁신이니 해서, 서울 사람들이 거꾸로 역차별을 받고 있어, 연구비도 지방대학에서 다 가져가니 서울선 뭘 해먹지” 가증의 극치이다. 한술 더 뜨는 대학교수들도 있다. “학진 정책이 해도 너무 한 것 아냐? 요즘 들어 심하게 변했어. 우리 교수들은 겨우 30만원이 뭐야?” 아마도 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 연구과제에서 시간강사하는 후학들이 200만원 받는 것에 대한 상대비교인가 보다. 그러니 연구책임교수는 너무 자연스럽게 생활비의 전부인 후학들의 200만원마저 싹둑 잘라서 연구소 혹은 실험실 공동운영비라는 명목으로 입금통장을 2개로 만들게 된다. 그들이 아직 버티고 있으니 우리 학계가 나아질 리 있을까? 80년대 이후 실천적 지식의 시대적 요청과 자생적 학문의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왜곡된 식민주의 학문권력이 잔존하며, 학교 장사치들의 접시물 권력 때문에 사립학교법 하나 고치질 못하고, 미국 지식의 여과 없는 직역 학문은 더 늘어가고, 민족주의라는 가명으로 훈고학적 국수주의에 여전히 매달려 있지를 않나, 가치중립과 학문의 객관성의 허울아래 실천 담론의 싹부터 잘려지고, 학벌주의는 오히려 더 큰 판이 되어 가는데, 소위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엔터테인먼트 지식만이 횡행하고 있다. 그들은 도리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거리낌 없이 말할 정도다. 그래도 형편이 많아 나아졌다. 시대적 고민을 학문적 실천으로 전환하게 한 중요한 계기들이 생겼으니 말이다. 학계의 작은 변화는 글쓰기 담론과 근대화 논쟁을 거쳐 민족주의 담론 등의 매우 활발한 학문적 담론들에 의해 이어져 왔다. 그런데 변화의 변경에 선 지식인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변화조차도 그들은 인정할 수 없으며 일종의 가상 위협으로 색깔을 입히고 싶어 한다. 우선 그들은 상대를 과대포장하거나 모든 지식 권력을 다 빼앗겼다는 식의 오도된 상황연출을 최대한 표출한다. 그들의 표출 방식 중의 하나는 기존의 방식 그대로를 답습하여 상대방에게 빨강 색깔을 입히는 구태의연한 작업이다. 둘째는 보수 학계를 자처하며 나름대로의 합리적 이론을 생성하려는 긍정적 노력도 많아졌다. 셋째는 이론지식의 순수성을 표방하면서 학문의 시대적 실천과제 자체가 학자의 본연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상아탑으로 되돌아 갈 것을 당당히 요구한다. 그들의 지적 고향인 미국에서조차도 이론은 실천의 전략 체계임을 잘 아실 터인데. . . <끝>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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