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선택

원주의 선택


원주투데이 2005.07.04

요즘 지방 도시마다 기업도시니 혁신도시니 혹은 클러스트 사업이니 신활력사업이니 하면서 중앙에 집중되었던 기존 구조를 분산 유치하려는 노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우리 원주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틀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땅투기 균형발전이라는 부작용이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어쨌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한국의 서울공화국 현상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이를 위하여 적절한 방안들이 합리적으로 선택되어야 한다. 우선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형평성과 효율성이라는 정부 선정기준쯤이야 다 알고 있을 터이지만, 그 이면에 놓치기 쉬운 몇몇 중요한 선택 조건이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첫째, 먼저 누구나 생각할 수 있으며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사업을 원주까지 나서서 구상하는 것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는 점이다. 현재 원주는 관광과 의료기기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확실히 특화된 지역산업이기는 하지만, 원주를 벗어나 전체적인 조망을 해 볼 경우 핵심요소인 관광의 컨벤션센터 사업은 제주에 이미 넘겨준 상태고, 의료기기의 핵심과학기술 부문은 충북 오성 단지에 밥그릇을 놓친 상태다. 청정산업을 지향한 생명자원산업 역시 경북과 전북의 노하우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원주 안에서 무성한 자화자찬의 소문에 만족하지 말고 멀리 보는 귀를 열고 창의적인 눈을 떠야 한다. 하던 사람들끼리만 하지 말고 지역 내의 새로운 일꾼과 시민단체의 역량을 과감히 발굴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혁신도시 사업은 당연히 분권과 분산정책과 엇물려 있는데, 이는 기업과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자본과 사람의 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일상적 삶의 이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건물이나 공장을 짓고 도로나 만드는 일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생활공간을 창조하는 일이 더욱 중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더 쉽게 말해서 친환경적 문화공간의 개념과 기획이 결여될 때 선정조건에서 탈락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뜻이다.

셋째, 당장 두 달 여 후면 발표될 혁신도시 선정도 중요하겠지만 정말 시민이 함께 잘 살기 위한 원주의 미래를 위해서는 누구나 다 하고 있는 그런 유명한 테마를 반복하지 말고 한발 앞서가는 창조적 기획을 구상해야 한다.

창조성이란 없는 것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이미 일상적으로 있는 것에서부터 찾아내는 것이다. 신행정도시와 수도권에 대한 수월한 지리적 접근이라는 최상의 물리적 조건과 생명과 청정 이미지를 갖는 정신적 조건을 원주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이제는 구태의연한 따라잡기의 생각을 버리고 남들이 따라붙게 하는 그런 매력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기존의 ‘공단’ 개념에서 벗어나 문화와 교육이 살아 있는 복합적인 ‘생활공간’이 실현되어야 한다. 얼마 전 발표한 13개 공공기관의 강원도 이전계획 중에서 원주의 몫은 바로 그러한 행복도시의 의지가 어떻게 기획되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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