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의 역할 |
지역 대학의 역할원주투데이 2005.08.16 지역혁신과 지방분권 시대를 맞이해서 지방대학들도 산학 협력 사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중앙에 집중된 기존의 지식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일 것이다. 지역대학들도 바빠졌지만, 지자체 역시 전에 없었던 결정과 판단을 더 많이 행사하게 되었다. 대학은 기존 구도와 달리 내부의 구조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동시에 외부의 간섭이 아닌 자발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구조혁신의 첫째 조건은 대학의 지식기반과 지역산업이 구체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토대적인 교육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로는 전국의 대학 전체정원보다 적은 고교 졸업생수라는 인구변화에 따른 자체적인 정원조정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이런 피치 못할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정부의 구조혁신 기준은 더욱 더 처절한 경쟁논리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지방사립대학은 이 경쟁의 거미줄을 벗어날 수 없으며 오히려 생존 프로그램의 주역 배우가 되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지방의 많은 사립대학들은 이러한 지역대학의 외적인 환경변화만큼이나 내적인 어려움을 이중으로 떠안고 있다. 과거 사학재단의 고질적인 엉터리 경영과 비리로 인하여 지역민으로 하여금 지역대학을 멀게 한 불행했던 사태들의 그림자가 아직도 상존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또한 겉으로는 지방화 시대라고 하지만 오히려 공고해져만 가는 학벌사회의 풍토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중앙과 지방의 학벌편견이 존재하듯이 지방 안에서도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된 막대한 국가자본이 투입되는 국립대학으로 여전히 ‘선택과 집중’에 의한 결정권이 행사된다. 그래서 지방의 사립대학은 생존하기가 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시민과 밀착하려는 노력이 지역대학의 과제이다. 대학혁신 프로그램 중에서 산학협력 사업이 첫째 조건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성과가 지역 주민에게 체험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생활적인 일상 환경에서 대학과 지역이 만나는 일이 소중하다. 이를테면 지자체의 급식조례 제정에서 이와 관련된 전공으로 하는 교수님이 나서 주는 일, 지역의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사업에 관련 교수님들이 나서서 도와주는 일, 지역의 노인복지 사업을 원활하게 해주는 일, 동네의 작은 약수터를 수질검사 해주는 일 등, 아주 사소해보이지만 생활속의 정말 소중한 일들에 대해서 대학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지역과 대학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지역의 시민대학으로 가는 문화적인 접근일 것이다. 지역대학의 이러한 문화적 연대활동은 몇 백억 짜리 거대한 정부지원 규모의 사업은 못되지만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소중한 일들이다. 이러한 문화적인 공동체가 형성될 때 비로소 지역대학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 지식기반이 시민들과 지자체에 실질적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나아가 국비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지식산업과 관련하여 원주에서 해야 할 일들을 춘천으로 가지고 가려는 사태가 늘어나기 때문에 오늘의 이런 글을 썼다.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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