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과 마음
건강한 몸과 마음

원주투데이 2006.02.06

웰빙의 구호와 함께 건강 문제가 최근 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텔레비전, 신문, 잡지, 단행본 할 것 없이 건강과 보신의 문제를 연일 다룬다.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건강하지 못하고 아픈 사람들이 많아졌는가에 대한 원인분석은 하지 않고, 단지 어떻게 하면 건강을 당장 회복할 것인가 하는 외형의 치유만을 생각한다.

그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 점점 늘어만 가는 암 발생률, 화학비료에 의한 농부병,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한 소화장애를 비롯한 무수한 질병들, 도시공해에 의한 알레르기 질병과 급증하는 호흡기 질병들, 나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의 성인병 등은 개인적 병리현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총체적으로 병들어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병의 원인은 두 가지 관점을 갖는다. 개인적인 차원으로 섭생을 잘못해서 생긴 병이거나 불규칙한 생활태도 때문에 생긴 병이고, 다른 원인은 환경적인 밖의 요인이다.

고대 의학서인 ‘황제내경’은 환경과 신체 사이의 조화가 깨질 때 병이 생긴다고 말한다. 자연의 흐름에 거스를 때 건강이 파괴된다는 뜻이다.

현대 산업사회 이후 인간의 몸을 하나의 기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료만 잘 주고 기름만 잘 넣어 주면 돌아가는 기계처럼 나의 몸을 생각한다면, 결국 마음마저 병들고 만다.

이제 억지춘향의 보신 문화에서 벗어나며, 상업적 웰빙 문화에 속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약 남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생협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자연학교 프로그램에 아이와 함께 참가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일부러 밭에 똥을 누는 재미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도시 아이들이 밭에 싼 똥은 쉽게 썩지를 않아 퇴비조차 될 수 없다고 한다.

일상음식 속의 알 수 없는 방부제, 소화제나 비타민 정도로 알고 먹는 항생제는 우리 몸을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음을 잘 생각해 볼 때다. 의료생협에서 운영하는 의원에서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내원해도 항생제 주사처방을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들의 감기는 상대적으로 오래가고 아이 엄마는 의료생협 의사가 무능력하다는 잘못 인식된 이유로 항생제 주사를 선호하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곤 한다.

서글픈 일이다. 우리 자신이 벌써 항생제에 길들여져 있고 이는 곧 닥칠지도 모를 아주 큰 병을 막아낼 몸의 자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환경의 변화 없이 그리고 무절제한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물질문명의 잘못된 타성을 답습하면 아무리 좋은 약을 쓴다한들 몸이 좋아 질 리 없다.

사상의학 창시자인 동무(東武) 이제마 선생도 약은 두 번째요 마음의 병을 먼저 고칠 것을 일렀다.
그런데 오늘날 산업사회에서는 마음의 병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자본주의 소비구조가 나의 마음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나하나씩 자연에의 순응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그 방법은 의외로 아주 간단하다. 욕심과 아집을 버리고 마음의 문을 열어 놓으면 된다.

그러면 저절로 환경도 좋아지고 몸도 좋아질 것이 분명하다.

최종덕 (상지대 교양학과 교수)

원문 보기

원주투데이

되돌아가기

전체목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