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순의 서예스승 박기정 |
독립운동가 차강(此江) 박기정(朴基正)(1874~1949) 선생은 무위당 장일순의 서예 스승이었다. -------------------------------------------------------------------------------------- 장일순은 원주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할아버지의 친구이고 독립운동가인 차강(此江) 박기정(朴基正)(1874~1949) 선생에게서 글을 배웠다. 차강은 이 집안의 식객으로 한문과 서예에 조예가 깊었다. 장일순의 일가를 이룬 서예와 그림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차강은 난을 칠 때 땅 위에 뿌리를 드러낸 노근란(露根蘭)을 주로 그렸는데, 이는 일제식민지 조선 땅에는 난초를 심지 않겠다는 차강의 강인한 지조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선생을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는 박주택씨(67·평창군 봉평면)도 한 가지 일화를 기억하고 있다. 선생이 방안에서 글씨를 쓰고 있을 때 또래 몇명과 마당에서 떠들며 놀다 방으로 불려가 혼쭐이 났다고 한다. 몇시간째 땀을 흘리며 정성스레 간 먹물을 선생이 대붓으로 한번 찍으면 모두 말라 버렸으며, 선생은 이 먹물로 다섯 자짜리 글을 썼다는 것. 21세때인 1895년 한말의병이 일어날 때 영월, 평창, 정선 지역에서 활동했던 의암 유인석의 의병부대에 가담해 싸웠으며 평창의 대화, 봉평 등지에서 의병을 모집할 때도 앞장서서 활약했다고 한다. 차강의 서궤에 김구, 이승만, 여운형 등에게서 온 서찰이 수백통씩 보존돼있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출처 : 강원도민일보 http://www.kado.net) --------------------------------------------------------------------------------- 박기정은 당대 영의정 彛齋 權敦仁(1793~1859)의 문인으로부터 수학한 후 위정척사의 영수였던 유인석(1842~1915) 휘하에서 의병활동에 가담하여 일본에 저항하였다. 박기정의 서화 세계는 사심이 없는 경지에서 붓을 잡아야 한다는 ‘用筆在心, 心正則筆正’과 초월의 자유를 추구하는 ‘秋水精神’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는 청강 장일순, 화강 박영기에게 전수되어 현대화단까지 그의 화맥이 계승되었다. 무위당 장일순의 호 청강은 스승(박기정)께서 지어주셨는데 청은 이 나라와 맑고 깨끗한 강원도를 상징하고 푸르러 맑게 흐르며 강은 우리나라에서 큰 인물이 돼줄 것을 염원하는 뜻으로 지어 주셨다고 한다. 참조문헌 : 정은주 2018, 차강 박기정의 《활정십경백납도병》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藏書閣 제39집 2018.0486 - 120(35 pages) ---------------------------- <유정은의 논문 요약> 원논문: 유정은 2016, 차강 박기정의 선비정신과 예술정신 연구 유학연구 (ISSN : 1229-5035) 2016년 05월 01일 / Vol.35 No.35 / pp. 185 ~ 217 노근란은 중국 남송때 所南 鄭思肖(1241~1318)가 원나라에 의해 송나라가 망하자 나라가 없으니 난을 심어 뿌리내릴 땅이 없음을 한탄하며 뿌리 없는 난을 그린 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추수정신’은 차강의 서화작품 중 하나이다. ‘추수정신’은 ‘가을 물과 같이 맑고 깨끗한 정신 세계’를 말하는 것으로, 차강의 곧은 선비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사용했던 此江이라는 낙관 대신 江翁이라는 낙관을 쓴 것으로 보아 차강 말년의 서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차강의 말년 즉 70대에 1년 남짓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호가 바로 강옹이기 때문이다. ‘추수’는 장자의 『秋水』편 ‘가을이 되면 물이 불어난 모든 냇물이 황하로 흘러든다.’12)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인간의 좁은 고정관념 속에 갇히지 말고 세계를 바라보는 인간의 사유체계를 해체함으로써 초월의 자유를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차강의 정신적 가르침이 바로 ‘추수정신’이라고 생각된다. 秋水精神’은 차강 75년 삶의 의미라 할 수 있다. 구한말 비운의 서화가라 칭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차강의 서화는 속세의 사사로움과 이로움 대신 올곧은 그의 선비정신에 근거하여 그의 대쪽같은 충절과 인품을 그대로 반영한 서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서화를 통하여 그 사람을 판단하는 까닭에 차강은 결코 구한말 비운의 서화가가 아니다. 그의 강직한 성품이 ‘秋水精神’으로 우리에게 대대손손 지켜질 것이기 때문이다. 1)서화하는 이의 바탕이 되는 내적인 인격의 완성을 회사후소(繪事後素)로, 2)차강 작품에 생기와 풍격,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는 정신적인 힘을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3)차강의 작품세계를 한 단어로 정리한 듯한 차강 말년에 직접 써서 전하는 추수정신(秋水精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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