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자기반성력, 섭동하는 몸
[2세션] 현대 생명과학과 몸철학의 대화 : 생명과 몸의 재발견
2020년11월28일


생명의 자기반성력, 섭동하는 몸

최종덕
(독립학자; philonatu.com)


“인간의 몸은 인간의 정신을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그림이다.”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II iv)

1. 몸과 생명

1.1 몸과 생명에 대한 철학적 이미지

‘몸의 철학’의 원조는 논란의 여지없이 메를로 퐁티의 <지각의 현상학>(1945)이다. 데카르트 실체론 철학을 비판하면서 시작하는 그 책 1부 신체론에서 ‘대상화된 신체’와 ‘기계론적 생리학의 신체’의 개념적 도구를 거부하고 새로운 신체관을 제시했다. 반-데카르트 철학으로 출발한 퐁티의 신체관이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지적 파도를 타더니 급기야 고전과학을 대신하는 새로운 과학과 합리성에 대한 대안으로까지 확산되었었다. <지각의 현상학>이 류의근에 의해 한국어로 처음 번역된 것은 2002년인데, 당시 번역서에는 ‘몸’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이며 “신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이후 조광제 등에 의해 ‘몸’이라는 단어로 대치되면서 “몸의 철학”이라는 메타포가 문학, 예술, 미학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후 ‘몸’이라는 단어는 새로운 이미지를 획득하게 되었다.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신체관을 비판하면서 신체지만 신체가 아닌듯한 의미가 ‘몸’에 부여되었다. 그래서 마치 신체라는 단어와 전혀 다른 표현인양 행세하게 되었다. 모호한 느낌의 수준에서 왠지 과학이 넘볼 수 없는 인간적인 멋, 왠지 이성으로는 건드릴 수 없는 삶의 깊은 맛, 왠지 현미경 측정으로는 턱도 못 차는 실존의 풍요로움을 ‘몸’이라는 용어가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듯 여겨졌다. 단어의 이미지가 단어의 내용을 변동시킨 사례로 여겨진다. <지각의 현상학> 일본어판은 1974년 타케우치에 의해 출간되었는데, 지금까지도 일본 철학계와 지식사회에서는 여전히 ‘신체’(身体)라는 말을 쓰고 있으며, 우리말 몸에 해당하는 ‘가라다’(からだ)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지식인의 철학적 상상력의 파급력은 몸의 철학이 갖는 한국인의 철학적 이미지만큼 크고 넓지 않은 듯하다.

생명이라는 단어 역시 몸과 같은 문화변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 베르그손과 깡귀엠(Georges Canguilhem, 1904-1995) 그리고 들뢰즈의 생명철학이 한국 지식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부터 국내에서는 독특한 차원의 생명철학이 존재했었다. 그것은 ‘생명사상’이다. 전통 동학사상과 함석헌의 씨알사상 그리고 김지하의 생명론과 장일순(생명운동가, 1928-1994)의 협동조합 운동으로 연결된 지식운동이 ‘생명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졌었다. 한국사회만의 독특한 생명사상은 1970년대 독재권력에 맞서 개인과 사회의 생명을 살리자는 실천사상이다.(최종덕 2016, 11장) 이는 마치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의 생명정치와 조선 전통사상의 결합체에 비슷해 보인다. 푸코 생명정치에서 말하는 ‘생명의 철학’은 정확히 정의되는 단일개념은 아니지만 최소한 ‘생명의 과학’과 다른 범주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 이렇게 ‘몸의 철학’과 ‘생명사상’이 갖는 기존 이미지는 마치 현대과학을 거부하는 듯한 정서를 갖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인문학자들도 과학에 대한 비판을 할 때 물리과학이 아니라 생물학 분야를 겨누는 경우가 많다.

이제 몸의 철학을 신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논지다. 그래야만 과학과 건강한 소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송기원 2018, 6-7부) 배아복제에서 최근 크리스퍼 유전자편집기술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분야에서 윤리적 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윤리적 반성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첫째 미래 과학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떨궈내야 하며 둘째 생명과학의 발전을 거부하거나 비난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른 물리과학의 역사와 다르게 생기론이나 우생학이 근대유럽사 막바지까지 횡행했었다는 점을 볼 때 생명과학 분야에서 과학기초론 논의가 더 깊이 더 신중히 더 넓게 그리고 더 대중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1.2 전개방법과 내용

이런 관점에서 신비주의와 주관적 상상력을 배제한 몸과 생명의 철학을 전개하려 한다. 논제 방법론은 자연주의 인식론을 기초로 하며, 글쓰기 서술방법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기서 다루는 몸과 생명의 담론은 철학의 논점이지만 과학의 논거를 중시한다. 둘째 추상적 형이상학의 접근 대신에 구체적인 연구사례 기반 위에서 기술한다. 셋째 분석적 논증으로 구성된 논문양식이 아니며 사례중심으로 몸의 사유를 전개한다. 넷째 몸의 과학과 몸의 철학을 연합하여 하나의 줄기로 구성한다.

글의 내용과 전개는 1)몸의 공감성 2)몸의 공존성 3)몸의 자기위치성 4)몸의 가소성 5)몸의 현상학으로 구성하였고, 섭동하는 몸의 특징을 통해 생명의 철학적 의미를 기술한다. 에필로그 삼아 인간 진화의 소산물인 생명의 자기반성력을 언급한다.

2. 공감하는 몸

2.1 공감의 의미

투명한 동물의 감정emotion과 달리 인간의 감정은 숨겨져 있다.(베코프 2008, 44) 거꾸로 말해서 숨겨진 감정 밑 깊숙이 서로에게 투명한 감정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투명성은 인간의 몸과 연관하여 두 갈래 의미를 갖는다. 욕망의 부정적 입장에서 투명한 감정은 본능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영국 시인 테니슨(Alfred Lord Tennyson, 1809-1892)의 유명한 표현대로 ‘피묻은 이빨과 발톱’red in tooth and claw이라는 포식자의 무자비성으로 비유된다.(Gould 1992) 거꾸로 긍정적으로 볼 때 감정의 투명성이란 나와 너 사이에 감정 상태를 서로 나눌 수 있다는 공감능력의 원천으로 비유될 수 있다. 이 중에서 공감empathy능력을 갖는 몸의 특징을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공감이란 측은심compassion의 뜻을 포괄하며, 공감하는 몸의 특징은 타자의 감정 상태와 현재의 나의 감정 상태가 서로 교차되는 데 있다.(Hoffman 2000, 4) 특별한 교육 없이도 나의 몸은 선천적으로 타인의 몸에서 우러나오는 동작과 행동으로부터 그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몸의 감정능력은 감정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는 용어로 표현되기도 한다.(Hatfield, Cacioppo, and Rapson 1994) 감정전염은 의식상태만이 아니라 표정과 목소리 몸동작 같이 행동을 흉내 내는, 소위 “카멜레온 효과”chameleon effect라고 하는 행동의태mimicry의 결과이기도 한다.(Chartrand and Bargh, 1999) 감정전염과 몸의 행동의태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호작용과 소통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Bavelas et al. 1996)

진화 관점에서 감정은 외부 환경의 자극에 대하여 개체 생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반응하는 신체적 표현방식이라고 설명된다. 마찬가지로 공감력도 보상과 처벌의 자극에 따라 반응하는 상호감정으로 설명된다. 혹은 상황에 따라 좋고 싫어하는 자극에 반응하는 뇌의 작용으로 설명되기도 한다.(Lazarus 1991, Chap.2) 현대 인지과학에서 공감은 뇌 발달과정의 소산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디세티는 공감을 나의 특수한 상황에서 타자의 관심과 이미지를 취할 수 있는 몸의 인지능력으로 정의한다.(Decety and Jackson 2004) 자기몰두에 빠진 근심을 덜어버리고 타자 지향의 관심을 키우기 위해 타자의 감정 상태를 의식하는 공감능력은 뇌 발달과정의 소산물로 보는 입장도 있다.(de Vignemont and Singer 2006)

2.2 마음이론

공감의 인지과학은 심리학과 철학의 마음이론과 연관된다. 공감의 인지적 측면인 마음이론(theory of mind; ToM)이란 감수적 공조 외에 마음의 추론적 작용을 통해 타자의 마음상태를 파악하는 작용이다. 마음이론을 처음 제시한 우드러프의 정의에 따르면 마음이론이란 나와 다른 믿음, 의지, 기만, 관점, 지식 등이 남에게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Premack and Woodruff 1978) 다른 말로 해서 인간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저 마다의 다양한 욕구, 의도, 신념과 정신상태가 있다는 것을 선천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욕구, 의도, 신념, 정신상태가 무엇인지에 관해 어느 정도 정확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가자니가 2009, 71-72)

마음이론의 현상적 근거는 무수히 많은 실험을 통해서 입증되었으나, 그 해부학적 근거는 리졸라티의 거울신경 연구 성과에 있다. 2004년 리졸라티Giacomo Rizzolatti의 짧은꼬리 원숭이 실험을 통해 다른 원숭이가 하는 행동(엄지와 중지를 이용한 손운동)을 보기만 해도 실험원숭이 뇌 복측 전운동 ventral premoter 감각뉴런이 활성화되는 경우를 확인했다. 감각과 운동의 이중 기능을 하는 뉴런을 거울뉴런mirror neuron 이라고 불렀다.(Gallese et al. 1996; Rizzolatti et al. 1996) 거울신경을 발견한 초기에는 거울신경세포라는 특정의 국소적 부위를 찾고자 했으나 현재에는 특정 부위가 아니라 뇌의 시스템으로 작동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타인의 동작과 행동을 반영하는 특수한 신경세포들의 그룹을 말한다.(Rajmohan and Mohandas 2007) 이후 거울신경이라는 용어 대신에 거울신경계(Mirror-Neuron System; MNS)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마음이론을 설명하려고 해왔다.(Iacoboni and Dapretto 2006)

실험심리학에서 거울신경계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실험적 추론을 시도하면서, 기존의 마음이론과 거울신경계이론의 병합가능성을 도모했다. 병합이론에 따르면 거울신경계의 의미는 i)공감능력이 뇌의 작용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과 ii)자아와 타자 사이의 사회적 관계망의 구체적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iii)타자를 경청함으로써 자아를 성숙시킬 수 있다는 철학적 성찰을 포함한다. 즉 타인의 행동유형을 관찰함으로써 나는 타인의 긍정적인 점을 따라하고 나의 긍정적 습성으로 발달시키는 일이다. 나아가 iv)나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사회인식을 발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행동과 타인의 행동 사이의 신경계적 동등성이 확증되기만 하면 결국 타인에 대한 공감을 통해 나 자신을 알 수 있음을 보여주며, 나아가 나 자신의 성찰을 통하여 타자 혹은 사회적 타자들의 사회적 집단을 더 많이 그리고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며, 거꾸로 집단 안에서 나 자신의 행동유형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리졸라티는 말한다.(Rizzolatti 2005)

2.3 공감과 도덕감

몸의 공감능력은 ‘감춰진 공감능력’과 ‘드러난 공감능력’으로 구분된다. 감춰진 공감력은 공감의 행동을 유발하는 내적 동기가 되지만 반드시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몸의 드러난 공감력은 공감을 느끼고 그 공감에 따라 모종의 행동을 유발하는 그런 공감능력을 말한다. 몸이 갖는 감춰진 공감력은 직관주의 도덕성의 생물학적 기반이 된다. 예를 들어 맹자孟子가 말하는 측은지심은 일종의 감춰진 공감능력에 해당한다. 몸의 공감은 선천적 능력이지만, 보통은 드러나지 않고 감춰진 의식상태로 머문다.(최종덕 2016, 50)

몸의 감춰진 공감성은 직관주의 도덕성의 생물학적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요나스(Hans Jonas, 1903-1993)의 '공포의 발견술'Heuristik der Furcht 개념을 설명해보자. 요나스에 따르면 악으로 상징되는 욕망과 불의를 접하여 사람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욕망의 유혹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in dubio pro malo) 몸의 생물학적 본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욕망의 악을 의심하기는 하지만 나의 몸은 욕망에 치우쳐 행동하게 될 우려가 높아진다. 그러나 욕망의 유혹이 잘못된 것임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 나의 몸은 악을 직면하고는 “앗, 이게 아닌데,” 하면서 거꾸로 선을 찾아가려는 다른 본능의 몸이 작동된다는 것이다. 이런 본능의 특성이 바로 요나스 특유의 설명구조인 '공포의 발견술'이다. 이런 점에서 『책임의 원칙』(1979)이라는 책에서 드러난 요나스는 도덕적 직관주의자이다.(요나스 1994, 2장) 다시 말해서 몸은 도덕적 선과 악의 차이를 선천적으로 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주의 인식론의 관점이며 나아가 도덕적 직관주의의 한 가지 특징이다. 결국 몸의 공감력은 생명현상의 근원이며 도덕적 직관주의의 근거이다. 이렇다면 앞서 말한 측은지심이란 ‘측은함을 느끼는 마음’이 아니라 ‘측은함을 공감하는 몸’이라고 표현해도 괜찮다.

3. 미생물과 타협하는 몸

3.1 팬더믹 위기

코비드-19의 위협은 지속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의 저항도 만만하지 않다. 다른 감염성 질병과 달리 코로나바이러스는 왜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지 사람들은 짜증을 낸다. 초기 발병 이후 2차, 3차 유행기를 거치면서 유럽이나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더 많은 확진자 수 증가로 이어지는 변이 바이러스가 퍼졌다.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체적인 성질은 치사율이 낮아졌지만 감염성이 더 수월해졌다는 데 있다. 변이 바이러스 진화의 부정적 의미는 기존 백신의 효과가 줄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한편 그것의 긍정적 의미는 치료제나 개발가능한 어떤 종류의 백신개발도 따라서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파이크 당단백질 변이가 일어난 D614G 변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파이크 플립 변형으로 숙주세포(비강 상피세포)에 침투가 용이하게 되어 전염력이 커질 수 있다. 한편 그런 결과는 백신이나 치료제 효과까지를 동반할 수 있다. 기생체와 항기생체는 서로에게 대척관계이지만 원리적으로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변이 D614G 바이러스에서 전염력은 커지면서 독성은 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Hou, Kawaoka and Baric et al. 2020)

3.2 공생자로서 몸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 데 이월드(Paul W. Ewald)의 진화역학evolutionary epidemiology은 큰 도움이 된다. 이월드 진화역학은 첫째 감염의 상황을 숙주 중심이 아니라 감염 원인자인 기생체 중심으로 볼 때 비로소 질병에 대하여 더 개선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같은 기생체가 진화의 주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이워드는 질병을 생태주의 입장에서 재해석한다. 질병을 일으키는 일반 기생충에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이르는 질병기생체는 (i)우리 몸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부드럽게 영향을 미치든가 아니면 (ii)아예 숙주인 우리 몸 안에 감염되었는지조차 모르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으며, (iii)어떤 질병유기체는 몸에 치명적일 정도로 아주 심각한 증상의 영향을 끼치는 것도 있다. 진화역학이란 숙주인 우리 몸에 미치는 증상이 다양한 질병유기체마다 서로 다른 이유를 질문하는 인식론적 태도이며, 역학의 방법론과 진화론의 인식론을 결합한 진화의학의 한 영역이다.
(Ewald 1987) 이워드는 자연의 생태적 관계가 미시적 감염성 질병 기생체와 숙주인 우리 몸 사이의 감염 관계에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생태관계이기 때문에 대상을 공략하여 박멸하고 제거한다는 단순한 물리적 방법론으로 감염성 질병 치료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이월드는 강조한다.(Ewald 1980)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기생체는 (i)그 원류가 분명하게 찾아지지 않으며 (ii)항상 변하고(돌연변이 진화) 있으며, (iii)상시적인 변화 때문에 대상을 제거하는nullify the underlying cause 방법도 일정하지 않다고 이월드는 말한다. 감염성 질병을 이해하고 방어하려면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질병을 보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바이러스 변이를 바이러스 자체의 자연적인 진화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우리는 감염성 질병을 이해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Ewald 1994, Chap.2)

미생물 수준의 기생체를 제어하는 방식은 박멸to knock down 방식과 길들이기to domesticate 방식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박멸하는 방식은 병원체 대상을 박멸하고 제거하는 일종의 전쟁 방식이다. 길들이는 방식은 병원체 대상을 객관화하여 제거하려는 의도이기보다는 객관과 주관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치열하게 싸우지 않고 같이 살려는 공생 방식이다. 병원체를 길들이는 목적은 병원체의 독성을 감소하여 인간에게 발현되는 증상을 약화시키는 데 있다. 항생제나 백신 등으로 기생체를 제어하는interventions 박멸방식을 이용하여 우리는 질병치료 기술을 향상시켜 왔다. 한편 감염성 기생체도 따라서 끊임없는 자기 진화를 통해서 인간의 제어방식에 방어하고 대항하는 형질로 계속 돌연변이 진화 중이다. 박멸 방식은 병원체의 변이진화를 가속화한다. 그래서 이월드는 박멸 방식이 아닌 길들이기 방식을 강조했다.

병원체를 순하게 길들이는 (자연적인 사례는 논외로 하더라도) 인위적인 사례는 백신이다. 백신의 작용은 내 몸의 시선에서 볼 때 면역력의 중간 매체 역할을 하지만, 기생체 입장에서 볼 때 스스로 순해지는 점진적 과정이다. 자연상태에서 스스로 순하게 진화된 유기체의 대표적인 것이 감기 바이러스이다. 대부분의 감기 증상 원인이 되는 라이노 바이러스는 순하게 적응진화된 질병 기생체의 한 사례이다. 감기 바이러스 입장에서 숙주인 인간의 몸을 치명적 질병상태로 유도하는 것보다 침대에 누워있지 않을 정도의 신체 상태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 그들 즉 감기 바이러스에게 오히려 유리할 것이다. 감기와 달리 독감에 걸린 몸은 집밖으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갖게 된다. 독감 바이러스 입장에서 볼 때 독감으로 인한 중증 환자의 몸은 바이러스 자신의 유전자 전파와 확산에 불리하다. 기생체 입장에서 본다면 사람 몸에 강한 독성을 주기보다는 부드러운 확장 방식이 더 유리하다. 강한 독성 증상을 우리 몸에 발현시키는 천연두는 바로 그 강함 때문에 인간의 징을 맞아 사라지고 말았다. 감기 바이러스보다 더 순한 방식으로 진화한 사례는 내 몸 안 장내 박테리아의 경우이다. 장내 박테리아는 순하고 부드러우며 나아가 다른 유해한 박테리아 질병체를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 몸에게도 유리함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몸의 면역체계와 장내 박테리아 사이의 관계는 박멸의 전쟁 관계 대신에 생태적 공존 관계로 진화되었다. 이런 진화는 장내 박테리아로 하여금 자신의 증식 확대와 유전자 확장에 도움이 된다. 생태적 공존 관계를 공생 관계라고 하는데, 공생 관계는 장구한 시간에 걸쳐 장내 박테리아로 하여금 더더욱 순하고 부드러운 상태로 진화하게 한 선택압력에 해당한다.(Ewald 1994, Chap.2, 6) 공생관계는 공생자symbionts 양쪽 모두에게 자신들의 유전자를 확장하는 적응진화의 소산물이다.(Ewald 1987) 그래서 내 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몸과 외부 존재 혹은 자기와 비자기 사이에 벽을 쌓지 않고 타협하고 대화하는 소통의 개방성에 있다.(최종덕 2020, 452-3)

4. 몸의 GPS

4.1 위치세포와 지도형 구조 기억

나는 내 몸의 존재를 나 혼자 독립적으로 파악(인식)할 수 없으며, 내 몸이 놓여진 상대적 좌표에 의해서 내 몸을 인식한다. 마찬가지로 세계에 대한 나의 “인식”은 세계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 위에서 과거에 내가 차지했었던 격자점과 현재 차지하고 있는 격자점의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세계를 파악하는 일이 인식의 첫 단계이다. 이런 생각을 현대자연주의 관점에서 처음으로 표현한 것은 격자세포를 발견한 모세르 연구팀이다.(Hafting et al. 2005; Moser et al. 2008) 201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모세르 부부(Edvard Moser, May-Britt Moser) 및 그 연구팀은 장소place cell와 경계border cell 그리고 큰 공간에서 차지하는 방향과 상대 간격을 파악하는 격자세포grid cell라는 뇌신경세포의 존재의미를 제시했다. 통칭해서 이를 위치세포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위치세포의 의미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운동하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뇌신경세포에 적혀 있다는 데 있다.(Moser et al., 2014 )

격자세포 내 가상 위치좌표에서 대상을 지향하는 방향과 실제로 움직이는 행동과 운동력을 변수로 하여 이전의 위치로부터 변화된 위치의 상대적 지점을 예측한다.(Kropff et al., 2015) 갈릴레오의 낙하법칙과 투사거리 수학식을 몰랐던 우리의 선조 후기 구석기인도 돌을 던지고 화살을 겨냥하여 사냥을 했고 15세기 전쟁 포수도 대포알을 적절히 투척하여 적을 물리치기도 했다. 본능의 방식으로 운동하는 몸은 외부환경에 대하여 위치와 방향을 종합하여 더 적합한(더 낫고, 더 효율적인) 행동양식을 지향한다. 생명개체가 자신이 위치한 장소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생명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장소를 기억해야만 섭생과 생식이 가능하다. 운동을 한 이후 처음의 장소와 변화된 위치를 기억하는 것은 생명존속의 가장 중요한 기본요소이다. 위치 기억은 두 종류를 같이 수행해야만 하다. 하나의 위치기억은 내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내 몸이 어떤 위치로 얼마나 이동했는가를 기억하는 일이다. 그런 기억이 있어야만 처음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종류의 위치기억은 내가 가만히 있다고 해도 세계(주변)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는 나의 원래 위치를 기억해내야만 하는 그런 기억이다. 필자는 은유적으로 전자를 ‘주체 위치기억’으로 또한 후자를 ‘객체 위치기억’으로 이름 붙이고 있다. 위치기억은 주체 위치기억을 통해 나의 운동변화를 인지하고 객체 위치기억을 통해 세계의 환경변화를 인지하고 파악해서 대처하는 몸의 자연적 작용이다. 다시 말해서 그렇게 위치를 기억하는 몸은 진화의 소산물이라는 뜻이다. 위치기억의 두 방식을 신경세포 차원에서 설명하려 한 제프 호킨스(Jeff Hawkins)는 그리드 세포와 위치세포 및 경계세포를 기반으로 사물과 개념의 지도maps of objects and concepts 모형을 내놓았다. 지도-형 구조map-like structures의 원형은 진화론적으로 피질 이전 내부 뇌에 이미 존재한다. 호킨스 연구팀은 이런 구조물의 원형이 진화하면서 신피질로 확장되었고, 그런 진화의 소산물로서 우리는 지도-형 구조의 신경세포를 통한 세계인식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Hawkins et al. 2017)

신경세포의 지도형 구조는 고정된 건축설계도면과 달리 다양한 기준틀reference frame을 갖는다. 설계도면은 처음 시작되는 땅의 위치가 정해진 대로 고정된 x축과 y축에 맞춰 설계가 이루어진다. 반면 인식의 구조는 상황, 기호, 신호 혹은 관성에 따라 기준틀이 변동된다. 자연주의 인식론으로 말해서 절기에 따라, 밤낮에 따라, 저장된 양식에 따라, 우두머리 상대후보나 갈등관계에 놓여진 이웃 부족의 파워에 따라, 혹은 지형에 의존하는 관습이나 의례에 따라 인식의 기준틀이 달라진다. 호킨스의 지도형 구조는 세상을 바라보는 모델을 창조하는 생성자 구실을 한다. 호킨스가 말하는 세계의 모델화란 우리가 세계를 인식할 때 상대적 대상의 위치에 인식하며everything has a location relative to everything else 혹은 개념의 상관성에 따라 상황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2 기준틀과 환경-상관적 몸

호킨스는 세상을 바라보는 모델을 통해서 장소에 대한 상대적 인식만이 아니라 개념에 대한 상대적 인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데모크라시’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런 개념을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다. 우리 몸은 경험으로 직접 지각할 수 없는 개념을 파악할 수 있는 인식력이 있는데, 호킨스는 그런 인식력을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물이나 개념을 직접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맞는 모델화를 생성하여 세계를 파악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존 로크의 인간지성론의 ‘관념’을 접근하면 좋다.(John Locke, 1632-1704; An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 데모크라시라는 개념은 록크 식으로 말하면 복합관념에 해당한다. 복합관념은 ‘양태’, ‘실체관념’, ‘관계관념’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데모크라시 같은 복합관념은 인과, 시공간, 도덕판단, 자유와 필연 등의 관념과 같은 계열의 ‘관계관념’으로 분류될 수 있다. 복합관념은 단순관념들의 연결체인데, 마구잡이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반성적 기준이 필요하다. 아마 록크의 반성적 기준에 해당하는 것이 호킨스의 지도 구조에서도 필요한데, 호킨스는 그런 반성력을 기준틀reference frame이라고 부른다. 호킨스가 말하는 기준틀은 모델을 생성하기 위한 주변 환경과의 상관적 관계를 그린 지도이다. 기준틀 개념은 사유의 지도를 그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수학기호나 방정식에 대한 개념 모델을 생성하기 위한 기준틀의 차원과 커피 잔과 같은 사물의 지각 모델을 생성하기 위한 기준틀의 차원은 다를 것이다. 개념 사이에도 차이가 많다. 정치인이 사용하는 기준틀과 수학자가 사용하는 기준틀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 행동의 목적이 다르고, 사유의 환경도 다르면 그런 세계를 인식하는 모델도 거기에 맞춰 다를 수밖에 없다. 환경으로부터 내가 받는 감각자료는 시시각각 변하여 한시라도 동일한 것이 없다. 갈릴레오나 존 록크 시대의 자연철학은 사물의 1차 성질과 2차 성질 사이의 구분을 세계관의 혁신으로 보았다. 1차 성질이란 사물의 크기나 부피 무게처럼 사물 자체가 원래 가지고 있는 불변의 객관적 성질이고, 2차 성질이란 맛이나 색깔처럼 사물이 사람에게 지각되는 변화의 주관적 성질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현대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그런 구분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옹스트럼 단위로 2차 성질을 객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생겨났으며, 미시 측정장비의 도움으로 불변이라고 믿었던 1차 성질조차도 그 미시적 변화량이 측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델이란 1, 2차 성질에 무관하게 모든 외적 세계는 모델화를 통해서 인식된다는 것을 말하고, 그런 일이 우리 뇌신경세포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호킨스의 모델이 말하는 의미는 인식의 주관성에 있지 않고 환경상황에 맞춰 우리 몸이 활성화된다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미시의 신경세포 차원에서부터 거시의 세계인식, 나아가 사회관계 인식에까지 우리 몸은 환경-상관적이다. 내 몸은 세상을 모델화하는 주체이므로 거꾸로 세상을 오도하고 편향하는 오류의 모델을 형성할 수 있다. 절단된 팔다리 부위에 여전히 극심한 고통이 오는 환상통증(환지통), 혹은 착시나 믿음의 환상들, 편향확증도 모델화의 부정적인 측면일 수 있다.(12장) 이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하지 않았다.
여기서 환경-상관성을 상대주의 인식론으로 오해할 수 있다. 호킨스나 모제르 연구팀 등 장소-위치-격자-경계 세포의 존재를 거론하는 연구성과들은 환경-상관성을 활성화하는 세포가 내 몸 즉 존재론적으로 전두엽과 해마 부위 혹은 신피질 전역에 걸쳐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이 사실은 몸의 형이상학에서 벗어나 몸의 자연주의 인식론 기초를 제공한다. 나는 이런 환경-상관성을 몸의 생리학적 섭동이라고 표현한다.

내 몸은 연속성의 존재이다. 세계가 항상 변화하고 나의 몸도 항상 변화하는 가운데 내 몸의 감각과 행동은 단절없이 연속적일 수밖에 없다. 연속적이지 않다면 내 몸은 이미 세계로부터 분리된 미아가 되고 결국 나는 몸 없는 존재가 된다. 몸 없는 나는 신 아니면 기계지능 둘 중의 하나이다. 연속성의 몸을 가진 주체가 바로 나의 현존이다.

5. 몸의 발생학적 가소성

5.1 후성유전학과 발생학적 가소성

우리 몸은 발생학적 변화를 품은 담지자이다. 발생학적 변화는 수정란 상태의 생명 초기부터 개체생명의 죽음에까지 생명 개체의 형태와 구조가 변화하는 양상을 말한다. 발생은 한 개체의 생존 기간에 걸친 유전자 발현조절에 의해 일어난다.(Maynard Smith 2000, 181) 발생 과정은 유전적 프로그램의 순차적 발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전에 모든 유전적 발현의 목록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발생학은 유전학으로 설명되지만 후천적인 변화가능성을 허용한다. 나의 몸은 발생학적 경로를 따라가는 여정에 놓여있지만 그 경로는 경직된 결정구조가 아니다. 나의 몸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처지와 어떤 행동습관을 갖느냐에 따라 미래의 내 몸이 겪게 될 발현의 폭이 미세조정될 수 있다. 이러한 후천적 변화가능성을 가소성plasticity이라고 하며, 가소성은 유전체학 연구를 통해 많은 부분이 설명되고 있다.(Sterelny 2000, 370)

가소성의 특징을 갖는 몸은 환경변화에 적절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첫째 급격한 환경변화가 오면 몸은 이에 대항하고 자신을 보전하려는 반응을 보인다. 둘째 환경변화의 기간이 더 길어지면 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미 노출된 표현형질을 임시로 바꾸거나 일시적 적응도를 높임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가소성을 보인다. 가소성은 내 몸이 마주친 급변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발현하게 한다.(Gilbert and Epel 2009, 245) 몸의 가소성을 가져오는 유전학적 메커니즘은 후성유전학의 범주 안에 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학과 발생학의 종합적 성과물이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가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 유전자 정보 자체가 변화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차이나는 형태의 유전적 발현을 보이는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이다.(Sterelny 2000, 371)

동일 유전정보에도 불구하고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적 메타포가 바로 그 유명한 유전자 스위치 개념이다. 현대발생학의 제안자인 자크 모노(Jacques Lucien Monod, 1910-1976)는 박테리아의 락토오스 유전자 스위치를 발견하여 1965년 노벨상을 받았다. 유전자 스위치란 유전자의 발현을 켜고 끄는 정보유전자 밖의 조절 기능이다. 스위치 메타포를 발견하면서 유전정보를 가진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도록 스위치를 켜거나 아니면 활성화를 잠재우도록 스위치를 끄는 스위칭 작용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가소성 논의는 더 활발해졌다.(ENCODE 2012, 61)

유전학은 염기서열 자체가 형질을 표현하거나 변형시키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본다. 유전자가 형질로 표현되는 것을 발현이라고 하며, 유전자 발현은 히스톤에 감겨져 있는 디엔에이가 풀리면서 풀린 디엔에이에 메칠기CH3-가 없을 때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이 동일하여도 메칠기의 변화DNA methylation 혹은 히스톤의 변형histone modification에 따라 그 유전자가 발현되는 기회와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 염기서열 자체가 아닌 다른 외적 요소에 의해 유전자가 조절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 후성유전학이다.(최종덕 2014, 221)

임신 중 극심한 영양결핍 상태였던 엄마의 사회적 환경이 원인이 되어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되어 대사성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역학조사 성과인 바커 가설은 유명하다. 선천적 요인 외에 환경이 미치는 후천적 몸의 변화를 기술한 것이다.(Gilbert and Epel 2009, 246) 태아 시기 감염성 이물질의 노출, 지나친 활성산소의 환경, 엄마의 비정상 음식섭취 등, 일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 고혈압이나 2형 당뇨와 같은 후발성 질환(late onset diseases)을 겪는 경우들이 후성유전학의 사례이다. 또한 암의 질환도 발생 구성이 잘못 매치될 경우 혹은 후성유전학적 오류가 발생할 경우 생기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Gluckman and Hanson 2007, 203-204)

후성유전학의 철학적 의미는 우리의 몸을 고정된 실체로 보는 것이 아니며 몸을 이루는 요소 사이의 신체 이상(abnormalities)들이 변화해가는 과정 자체를 몸의 실재라고 보는 데 있다. 처음에는 같은 세포이었지만 나중에 뇌, 심장, 안구 등으로 각기 다른 조직이나 기관으로 분화하는 배아의 변화과정도 발생학적으로 다양해지는 유전적 발현(expression)의 과정이다. 마찬가지로 성체로 성장한 우리 몸도 생애에 걸쳐 변화하는 발생학적 발현의 과정 자체이다. 몸은 이렇게 변화의 담지자이며 과정적 존재이다.(최종덕 2020, 507)

5.2 발생계 이론과 니치구성체로서 몸

우리 몸은 주변환경에 맞춰 공존하는 니치구성체이다. 니치구성체 개념은 발생학과 진화론에 기반을 둔 발생계이론(Developmental System Theory; DST)의 중요 내용이다. 발생계는 분자 차원의 유전자, 개체 그리고 개체군과 종 차원에서 서로 간의 상관성 및 개체와 환경과의 상관성에 의해 발생과 진화가 이뤄지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말한다. 우리 몸도 그런 발생계의 한 표본이다. 우리 몸은 자기안정성을 도모하는 항상성과 후성유전학의 가소성이 상호작용되는 시스템이다. 내 한 몸의 생애는 발생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결정론적 전성설처럼 계획된 프로그램대로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다. 발생계 이론을 잘 정리한 길버트와 에펠은 이런 양상을 구성적 상호주의constructivist interactionism라고 표현했다.(Gilbert and Epel 2009, Chap.15) 나의 몸은 너의 몸과 상호작용하며, 다른 생명종과 상호작용하며, 무생명을 포함한 주변환경 및 생태계와 상호작용한다.(Oyama 1985, 123) 오카사는 이런 상관성을 니치-구성체라고 표현했다. 오카사가 말하는 ‘니치-구성’niche-construction이란 하천에 사는 비버가 댐을 쌓거나 거미가 거미줄을 치거나 또는 인류가 경작해 온 것처럼 생명체가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뜻한다.(Okasha 2005, 2) 다시 말해서 우리의 몸은 암세포와 장내세균이나 피부기생세균들까지를 포섭하는 하나의 니치를 구성하게끔 진화된 소산물이다. 우리 몸은 기생체를 포함한 몸 밖의 유기체/무기체와 절연될 수 없으며 공존과 공생의 니치 속에서 운동 중이다.(Ibrahim-Hashim, Gillies, Brown, Gatenby 2017)

6. 몸의 현상학

6.1 현상학의 한 가지 내러티브

구체적인 내러티브 하나를 들어보자. 숨이 차다고 호소하는 87세의 여성 환자가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그녀를 성의껏 진단했으며, 진단 결과 그녀의 대동맥 판막과 관상동맥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알려 주었다. 87세의 그녀는 이미 개심술에 관한 의료정보를 알고 병원을 찾았으며, 그녀는 수술을 요청하였다. 처음에 담당의사는 그녀가 개심술을 받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사는 개심술을 결정했다. 환자의 의지와 의사의 적극적 동참으로 대동맥 판막교체 우회수술을 했다. 이 환자는 5년 이상 더 살았다. 담당의사 티볼트는 87세 환자의 관점에서 이런 임상상황을 논문으로 발표했는데, 그 논문제목이 “87세, 내 나이가 어때서”Too Old For What이다.(Tibault 1993)

이 여성의 상황을 통해서 몸의 현상학을 이해할 수 있다. 보통 의사와 보호자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이처럼 수술을 원하는 87세 그녀의 의지가 자칫 지나치고 분에 넘치는 요구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편견이나 선입관에 해당한다. 그 나이에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마음속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편견과 선입관이라는 뜻이다. 그녀가 87세가 아니라 37세라면 이런 선입관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환자의 의지는 87세의 환자에서나 37세의 환자에서나 질적으로 같다는 의식이 바로 현상학적 관심의 시작이다. 그녀의 의식을 이해하려면 87세라는 신체를 사상시켜야만 가능하다. 87세의 신체를 사상捨象 시키고 동시에 37세의 신체조건을 사상捨象시킨다면 우리는 87세의 그녀가 개심술을 요청한 의식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그러한 87세의 신체와 37세의 신체조건을 사상시키는 일을 현상학적 환원이라고 말한다. 신체를 괄호 안으로 ‘에포케’시킴으로써 의식을 분명히 조우할 수 있다.(최종덕 2020, 543)

6.2 해석학적 접근

신체를 현상학적으로 에포케 시켜서 몸과 의식이 하나라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몸의 현상학이며 후설 현상학은 경험과 의식, 의식과 삶, 관심과 지향의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 의식의 삶이란 나의 관심을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두느냐에 달렸다. 그런 의식으로 드러난 행동은 지향적이다. 관심과 지향을 통해 사물은 나에게 의식으로 떠오른다. 경험은 직접적이지 않으며 관심을 통해 우회되어 나에게 온다. 그러한 관심과 지향을 그 자체로 파악하려는 것이 현상학적 태도이며, 그런 태도를 자연적 태도natural attitude라고 부른다. 자연적 태도를 통해서 관심과 지향의 상태 그 자체를 알기 위하여Zu den Sachen Selbst 관심과 지향의 대상이 되는 실재세계를 괄호 안에 넣어 유보시켜야 가능하다. 이를 현상학적 환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를 보통 ‘판단중지’ 혹은 용어는 다른 뜻이지만 의미는 비슷한 ‘에포케’라고 부른다. 에포케는 본질적 환원eidetische Reducktion의 한 수단이며, 이는 곧 본질직관에서 가능하다. 이는 외형의 가변성을 배제하고 본질적인 것을 포착하는 방법을 말한다.(최종덕 2020, 541)
몸의 해석학의 요점이다. 나의 몸이 분석대상에 제한되지 않고 한 몸, 한 몸마다 의미있게 해석되고 있는지 질문하는 것은 몸의 철학의 핵심이다. 몸의 철학은 형이상학에 종속되어서 안 되고, 몸의 과학은 생물학만이 갖는 지적 소유도 아니다. 몸의 철학에서는 주관적 인식과 객관적 인식이 분리되지 않고 몸이 세상을 조우하는 하나의 통로임을 말해준다. 세상을 인식하는 통로가 주관적인지 아니면 객관적인지를 따지는 논쟁은 플라톤 이후 2,500년간 지속되어 왔는데, 몸의 철학에서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배중율의 논쟁이 아니라 공존의 관계론이 관심의 주제이다.

공존의 관계론의 모든 것을 체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몸이다. 예를 들어 간지럼 현상을 보자. 간지럼은 대표적인 예상감각expected sensation의 하나이다. 예상감각은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소뇌의 주요 특징이다. 월퍼르트 (Daniel Wolpert) 연구팀이 실험한 내용이 이와 관계된다. 체성감각피질 somatosensory cortex과 소뇌 사이에서 트레이드오프 현상이 있음을 밝힌 실험결과였다. 나는 남으로부터 간지럼을 타는데, 내가 나 자신에게 간지럽혀도 간지럼을 타지 않는다. 내가 자신에 행한 자극은 나의 예상감각 안에 있기 때문이다. 예상감각은 자극운동의 소뇌 명령에서 체성감각피질에서 신호를 억제한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자극하는 간지럼 자극은 자신에게 간지럼을 주지 못한다.(린든 2009, 19 에서 2차 인용) 예상감각 해당 피질의 의미는 주관적 지각도 실재하는 객관적 존재에 연관된다는 데 있다. 철학적으로 말해서 몸에서 주관과 객관의 경계는 모호하며, 주관과 객관이 합치되는 공간이 바로 나의 몸이다.

몸은 분석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해석의 주체이다. 분석의 대상으로 몸은 전형적으로 데카르트가 말하는 신체 개념이다. 데카르트의 신체는 해부학의 대상이며 기계화된 실체이다. 이러게 분석대상으로서 몸이란 ⓵교체가능한 부품들로 구성된 “분열된 신체”fragmented body, ⓶측정자료로 환원되는 “표준화된 신체”standardized body, ⓷영상촬영장비로 표현되는 “투명한 신체”transparent body, ⓸광고수단이 되고 병원에 맡겨진 “멀어진 신체”estranged body의 모습이다.(Frank 2002, 53) 분석대상으로서 몸의 존재론적 의미를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해석 주체 없는 분석대상으로서 몸은 소외와 불안만 남는 몸, 혹은 소외와 불안조차 없는 사이보그이다.(최종덕 2020, 545) 앞서 말했듯이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실체를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한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 1908-1961)의 “몸의 철학”은 이미 유명하다. 퐁티가 말하는 몸은 운동하며 지향하며 참여하며 실천하는 신체이다. 우리의 몸은 자유를 지향하는 실존적 존재라는 뜻이다. 메를로 퐁티는 그런 신체를 “체험된 신체”(le corps vécu)라고 표현했다. 물론 체험된 신체조차 습관에 빠지기도 하며, 환지통 환자처럼 착각과 오류에 빠지기도 한다.(Merleau-Ponty1962/1945, 1부) 의철학자 마컴은 이를 생활세계 속의 몸이라고 했는데, 그는 몸을 분석대상에서 해방되어 해석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체화된 주체”라고 표현했다.(Marcum 2008, 53; 2004)

몸은 관념이 아니라 실존이다. 관념의 몸과 실존의 몸은 양파와 바나나 차이로서 은유될 수 있다.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주면 껍질을 벗겨내 버리고 맛있는 속만 먹는다. 그렇게 영리한 원숭이에게 양파를 던져주면 바나나처럼 껍질을 벗겨내고, 벗겨내니 또 껍질이 있어서 다시 벗겨내고 보니 나중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관념의 실체를 찾는 형이상학은 마치 양파를 바나나로 착각한 원숭이의 행동에 비유될 수 있다. 이렇듯 관념의 몸이 아닌 행동과 반성, 공감과 소통을 실행하는 실존의 몸을 체화된 주체라고 본다.

7. 에필로그: 인간, 생명의 자기반성력

모든 생물종은 생겨났다가 언제가 사라지며,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다윈 2019, 432) 양쯔강 돌고래는 2007년 멸종됐고, 갈라파고스 핀타섬 땅거북은 2012년 멸종되었다. 세계자연기금(WWF) 보고에 의하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50년 동안 세계에서 동물 개체군의 68%가 사라졌다고 한다.(WWF 2020) 진화사의 시간으로 볼 때 아주 최근인 5만년에서 3만년 전 사이에 맘모스 코끼리나 호주 땅의 자이언트 웜뱃 같은 무수히 많은 대형 동물들이 멸종됐다. 좀 멀게는 6천5백만 년 전 즈음에 그렇게 번성하던 공룡들도 모두 멸종했다. 2억년 가까이 긴 시간을 존속했던 공룡도 멸종했듯이, 인류도 언젠가 멸종된다. ‘공룡 멸종’이라는 사건이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첫째 멸종된 생명체의 화석이 남아있었고 둘째 그 화석이 다른 존재자 다른 생명체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셋째 공룡 이후에 생성된 인간이라는 존재가 있었으며 넷째 인간이 그 화석의 의미를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공룡 이후 인간이 존속했기 때문에 멸종된 공룡 화석과 그 의미가 인식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멸종된다면 그 이후 인간 멸종을 인식할 수 있는 어떤 존재(생명체 혹은 유사생명체)가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인간의 미래를 가늠하는 존재론적 의문의 하나이다. 인간종이 수행하고 있는 현재형의 현대과학은 영화 <주라기 공원>을 부분적으로 실현시킬 수도 있어서 다른 생물종을 “두 번 이상도 다시 나타나게 할 수 있지만”, 그런 행위를 하는 인간이 멸종되면 말 그대로 인간종은 “두 번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존재는 다른 생명종과 연속적이지만, 이런 점에서 인간종은 유별나다. 유별나다는 뜻의 핵심은 인간의 두 가지 생명의 자기반성력에 있다.

인간이 누리는 생명의 첫째 자기반성력은 질문하는 능력이다. 다른 생물종은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했는데 인간은 무엇이 문제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질문을 올바르게 던질 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반 이상 질러간다. 호모사피언스 최근 2,500년의 역사에서 볼 때 과학과 철학의 공유점이 있는데, 그것은 올바른 질문을 찾아 나섰다는 데 있다. 장막에 가려진 그늘에만 살아왔던 인간이 그늘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았다면 벌써 멸종했을 것이다. 그늘을 의심하니 비로소 장막을 피할 수 있었다. 그렇게 햇빛을 찾아가는 주광성phototaxis이라는 생물학적 지향성이 바로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질문을 의심하지 않은 채 주어진 그늘 아래에서 정답찾기에만 몰두되어 있었다면 그 어떤 답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질문을 행위로 바꾸려는 일은 과학함이며, 질문의 의미를 던지는 일은 철학함이다.

인간만이 갖는 생명의 둘째 자기반성력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우리 사회 안에 가득 들어찬 편견과 선입관, 몰과학과 반논리, 신비주의의 탈을 쓴 생활미신과 콘텍스트 없는 언어의 독사doxa들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주는 지도를 그릴 수 있게 하는 힘이 현존을 알아차리는 생명의 자기반성력이다. 그런 지도 그리기 능력이 ‘합리성’이라고도 하고 ‘양지’良知나 ‘통찰력’이라고도 일컬어졌다. 인간에게서 생명의 자기반성력은 자신의 생명을 월담하도록 하는 수단을 제공해 왔다.(Skidelsky 2000; “Biology has supplied us with the tools to transcend biology.”) 우리는 여전히 동물류의 일반생명에 지나지 않지만 동물과 차이나는 유별난 생명의 반성력을 갖고 있다. 그것은 앞서 말한 한스 요나스Hans Jonas의 '공포의 발견술'Heuristik der Furcht 같은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한 순간에 ‘앗, 이게 아닌데’ 라고 하는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자기 알아차림이 있다. 그런 직관력이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생명의 자기반성력이다. 생명의 자기반성력을 통해 우리는 합리성의 지도를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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