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적 인식론
2004  발표 : 마이클 루스 초청 3차 준비세미나 “진화론적 인식론”, 학술협의회 (4월23일), 대우재단

Michael Ruse 교수 초청 <석학연속강좌> 3차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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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의 철학자 마이클 루즈의 진화인식론


자연선택의 진화론적 메커니즘이 인간의 인식 과정에 미친 영향



최종덕(상지대, 과학철학)
2004년 4월23일, 대우재단



인식론과 관련한 루즈의 전반적인 입장
1. 진화는 연속적이다. - 단속평형설 같은 불연속성 이론에 대한 강한 비판
2. 적응 메커니즘이 구현되는 자연선택은 인간의 인식 과정에도 반성적으로 적용된다.
3. 과학의 성과와 방법론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는 자연주의는 아마도 논리적 필연성 혹은 수학적 이성의 문제까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4. 자연주의는 과학주의와 다르며, 물론 단순한 유물론도 아니며, 이원론은 물론 아니다.
5. 자연주의와 기독교의 공존가능성 : 초월적 신의 존재를 자연적 존재방식으로 바꾸어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신의 디자인 논증을 자연에서 나타나는 적응과정의 디자인 논증으로 대치해도 된다. (다윈과 디자인, 2003) -기독교를 구제하려는 의도가 분명함 (예를 들어 성경에 나오는 기적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함)
6. 과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철학은 영원히 나름의 의미를 보존한다. 철학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 동시에 과학자 혹은 과학철학자들도 전통 철학사 공부를 해야 한다.
7. 전통적 인식론은 인간 존재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
8. 과학의 가치, 도덕가치, 사회적 가치를 너머선 자연주의적 접근이 가능하다. - 인간 본성에 대한 진화론적 접근은 진화윤리학의 발판이다.
9. 생명이 진화하듯이 인식도 진화한다. 그 방향은 둘 다 진보적이다. 다시 말해서 진화와 진보를 등가로 간주한다. -매우 중요하지만 최대의 논쟁점
10. 목적론에 대한 독특한 해석
11. 복잡성의 증가를 일종의 진보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 - from monad to man
12.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사회적 진보의 동력으로 이해

루즈의 논지 전개 방법론
1. 은유와 유비 최대 활용 metaphor/analogy
2. 역사적 자료를 충분히 도입하여 논증의 필연적(역사적 필연성) 배경을 제시
3. 철학자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과학자가 할 수 없는 철학자 고유의 인문학적 역할을 강조
4. 콘텍스트에 따라 실용적 논증을 도입


1. 사회-과학-생명 발달구조의 상호병행

1.1 진보란 무엇인가
1) 선형적 발달 - 순환 혹은 역방향 불가
2) 시작과 끝이 있음. - 목적론과 부분공유의 세계관을 보임
3) 진보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영원히 도달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4) 일종의 가치 개념

1.2 사회의 발달
- 근대 과학혁명, 계몽주의, 프랑스 혁명 이후 유럽에서는 사회적 진보에 대한 신념이 확산
- 현실적으로는 물질의 풍요, 개인교육과 물질 해택의 확대가 곧 진보라고 간주. 즉 사회적 진보의 동력으로서 과학과 기술을 평가하게 됨.
- 영국에서는 아담스미스 풍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수 있는 사회적 복잡화가 곧 진보의 구조적 배경으로 인식
- 독일은 이와 달리 세계정신을 해명하는 과정이 곧 진보라고 여김
- 영국의 사회경제이론과 독일 관념론의 결합 및 개인자유 의식의 확대

1.2.1 진보에 대한 비판적 반성 : 그러나 20세기 들어 세계대전, 나치 등장, 소비에트 혁명, 핵위기, 환경위기, 인구증가, 국제테러, 종교전쟁, 에이즈, 등에 따르는 진보에 대한 비관적 반성론이 대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에 대한 희망은 상존한다는 루즈의 확고함.
- 혹시 진보에 대한 희망과 현실을 혼동할 우려

1.3 과학의 발달
- 과학의 발달이 과학의 진보이며, 이러한 진보를 통해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
- 실재론에 기반한 과학진보주의
- 과학의 본질은 가설적 실재론으로 설명가능 -헤라클레이토스, 포퍼
- 최소한 사회 진보보다는 과학 진보에 대한 믿음이 상대적으로 더 강한 것은 분명한 사실

1.4 생명체의 진화론적 과정
-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의 전이가 곧 진보의 한 경향일수 있다.
- 전형적인 생물 진보론자인 라마르크와 다윈의 할아버지 -당시 18세기부터 이어진 사회적 진보사관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다윈은 분기과정이 진화 과정의 핵심이며, 그 과정은 단순한 상향적 진보는 아니라고 하며, 특정 적을을 향상시키는 상대적 진보를 유도하는 자연선택
- 상대 진보는 절대 진보로 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루스의 입장
- 최근들어 G.C.Williams 는 진화를 진보(상대 진보)롤 보는 강한 입장을 표명- 몇몇 동물계의 사회적 시스템 형성이 진보의 사례.

1.5 상호 관계
- 과학과 사회의 패턴 병행론이 가능하다.
- 향상된 과학은 향상된 기술을 낳고 향상된 사회를 낳는다. 이런 추론은 병행론을 전제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 사회는 의도된 가치가 성취되는 만큼 진전하고 향상하지만 과학은 실재 인식을 향한 가치중립성을 추구하므로 이에 대한 상관성은 예민하게 검토해야 함.
- 과학은 새 이론에 의해 꾸준히 진전하고 공공적인 공간에서 이론의 생존을 위해 치열한 논쟁을 거치는 과정이 곧 진화의 과정과 유사
- 마찬가지로 진보 개념에는 투쟁과 경쟁이 필요하므로 이런 점에서 과학과 사회의 병행성이 인정된다.
- 경쟁, 투쟁이라고 했지만 협동이 더 나은 이익을 보장할 경우, 협동이 가능하며 이것이 진보의 구체적 사례이다. 과학에서도 협동이 요구 - 과학의 네트워크 강조(Hull의 입장 수용)
- 18세기의 근대 경험과학 확산 분위기 : 생물학이 당시의 사회구조 지지 수단으로 이해
- 사회진보의 두드러진 민족적 패턴이 유기체의 발달과정에서 그대로 나타난다는 믿음
- 생물학자인 다윈은 진화론에 대하여 진보적 관점을 피했지만 그 역시 사회적 진보론자
- 진화론적 진보관에 대하여 Gould의 강력한 비판 : 생물진보론은 인종주의의 이론적 배경
이를 이해하려면 루스의 이 책 3장을 자세히 읽어야 함.
- 그러나 과학에는 방향이 있으나 생물학에는 방향이 모호함. 그래서 과학과 생물학의 유비적 병행은 상대적으로 약함.

2. 진화는 진보의 어린이 상태이다.

2.1 과학의 변화
- 과학의 변화는 생명체의 변화처럼 진화적이다.(캠벨)
- 진화인식론은 인식을 자연선택의 과정처럼 적응된 그리고 앞으로도 적응될 진화의 패턴을 지닌다.
- 다윈의 진화론에서 변이과정은 무작위이며 그 방향성이 없다고 하지만, 진화론의 발견의 과정에서는 목적과 방향성이 강하게 개입된 것이라고 루스는 주장 -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 이 주장은 상당한 논란을 포함
- 과학적 변화는 개체발생학적 모델과 유사- 따라서 진화와 진보 사이의 관계는 인간 가족의 전형적 발달모델에 비유가능하다.

2.2 개체발생학적 과학의 변화모델
- 모든 유기체는 생장, 소멸하며, 그 자연적 기원을 가지며, 자연법칙에 의해 생산된다는 진화론적 사유배경이 출현하고 그런 사유가 당시 사회에서 수용되는 역사적 배경 주목
- 즉 신의 섭리 대신 18세기 세속적 계몽주의, 과학혁명 등의 등장이 이를지지.
- 예를 들어 이러한 사유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개념이 등장함으로써 진화론의 진보관은 역사적 필연성을 내재한다는 루스의 입장 ; 인간의 개선의지와 그에 따른 인간의 노력과 능력에 의해 개선이 실현된다는 진보 개념이 탄생하고, 이러한 진보 개념의 확산이 결국은 진화론을 낳게 했다는 역사적 주장 -신의 섭리 대신 인간의 진보 신념이 확산된 사회에서 진화론 역시 진보론으로 이해
- 이로써 “진화는 진보의 유아기” Evolution was the child of progress
- 이와 더불어 같은 시대에 진보론적 감성주의가 수반 : 생물계의 풍요성, 신비주의 등의 감성주의가 발생

2.3 진화 역시 성장한다.
- 당시의 다양한 개별과학의 발달을 근거로 진화론이 타생했으며 진화론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장한다. 이러한 성장론에 의거하여 루스는 다음의 독특한 주장을 감행한다.
1) 자연선택은 일종의 인과적 메커니즘이다
2) 적응과정은 일종의 design에 해당한다고 본다. 신을 배제한 디자인 논증의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
3) 이러한 진화론의 발달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진보 개념을 끌어 올 필요가 없다. -생물학만의 풍부한 자료를 통해서 진화의 성장을 설명할 수 있다. 즉 진화는 진보에 기대지 않아도 된다.
4) 그렇다고 해서 진화라는 아이가 진보라는 부모로부터 집 떠나 가출한 것은 결코 아니다

3. 확실히 어딘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히 어디에서 온 것이다.

3.1 인간의 사고과정에 대한 메커니즘 연구 필요성
- 성선택의 기제 다시 각광받기 시작함.
- 행동진화론 중시 - 진화심리학 각광
- 인간과 원숭이는 불과 600만년(500만년) 전에 분기된 것일 뿐: 사회생물학자들은 진화의 생물학적 기제를 그대로 인간에게 적용하려는 시도
- 다윈 역시 진화생물학과 인식론, 그리고 도덕행동주의의 연결을 모색

3.2 본성이란 무엇인가 -선천적이란 무엇인가?
- 자연선택은 심신문제에도 적용가능- 사유/행동 방식 역시 선택의 기준인 증식 reproduction 효과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여겨짐. 따라서 인간 인식 및 도덕의식도 그런 선택 압력에 놓여져 있음.,
- 문화적 압력을 인정하는가 : 문화적 변화는 그 변이속도가 빠르고 격렬하여 선택 기제에 의해 조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물학이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 즉 문화는 생물의 골격에 붙은 살이다.
- 인간의 정신은 빈 칠판이 tabula rasa 아니다 : 다양한 능력, 제한 성향등의 선천적 무엇이 구비된 것이다. - 문화는 이러한 사유와 행동 선천적 양식을 확장할 뿐이다. 물론 형이상학적이고 초험적인 innate idea도 아니다.
- 인간이 성장하듯이 선천적 인식도 성장한다. 그 성장 동력의 하나가 문화이며 Wilson은 이를 epigenetic rules 라고 불렀다.
- 선천적 구비가 곧 인간 본성의 결정론을 의미하지 않는다.
- 선천적 구비의 몇몇 사례 : 빛을 감지하는 보편적 능력, 근친상간을 방지하는 근친장벽의 선천적 구비, 언어습득능력 deep structure (N. Chomsky와의 차이점 설명)

3.3 인식의 선천성
- 인식은 형이상학적인 선험적 구조가 아니라 적응 선택의 문을 통과한 진화론적 유산일뿐이다.
- 법칙이나 이론, 필연성과 같은 논리구조 역시 진화론적 인식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 필연성을 휴얼이 말한 ‘consilience of induction’의 결과로 볼 수 잇는지는 더 논구 : 루스는 수학과 같은 이성법칙도 증식효과를 기대한 적응적 인식의 산물로 간주- 매우 강한 입장

3.4 과학의 가치
- 과학은 점진적 진보 - 일시에 절대적 진리에 도달하려는 과정이 아니라 점진적 과정
- 과학과 주술을 동등하다는 일부의 주장의 어리석음 강조
- 과학의 부작용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진보를 포기할 수 없음.
- 이런 점에서 진화론적 인식론은 좋은 과학 - 진화론적 인식론은 절대적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더 좋은 패러다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 자연선택 이론 역시 명확하고 확고한 마지막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찾아가는 도중에 있는 것일 뿐
- 논리적 사유의 이면에 경험의 기초가 있듯이 개념인식의 진화적 과정은 과학에 의해 계속 추구될 것임. 또한 문화적 요인도 개별과학의 여구 대상임
- 혹자는 양자역학 같은 엄밀한 물리학을 생물학적 구조로 기술하기 어렵다고 비판하지만 이는 정밀한 논리적 이성의 경험적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로 해소됨

3.5 과학은 네트워크이다
- 인식과 진화를 연결하는 두 가지 방식 ; 1) 정신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의 소산물이다. 이러한 정신의 기원을 이해할 때 과학발달의 의미를 이해 2)존재의 모든 것은 발달현상이다 organic evolution is a manifestation - 진화동력의 이면에 내재된 인과의 힘은 모든 현상의 장르에서 의미있는 유사성을 공유한다. 따라서 과학과 인식이 연계된다.
- 과학 활동 역시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이다. 이 네트워크 안에서 일종의 진화론적 경쟁과 협동이 일어나며 이러한 네트워크에 의존함으로써 더 나은 과학이 발생한다. : 위대한 과학자도 다양한 방식의 네트워크에 의존했다.- 다윈과 월러스의 차이를 사례로
- 과학은 목적론적 현상

3.6 사유는 인간만의 선험적 구조인가, 실재는 선험적 존재인가 - “아니다”
- 진화는 우주 어디에서도 발생 가능
- 예를 들어 결국 칸트의 선험적 진관형식 같은 선험존재는 진화인식론에 적용하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진화인식론은 칸트보다는 흄에 가깝다.(구태여 말한다면)
- 이성의 선험적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기 어렵다.- 합리성은 선택의 문을 거친 결과롤 볼 수 있지만, 합리적이기 위해 반드시 필연적으로 이성원리를 소유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 이성의 진화론적 기원은 경험적 조건이다. 그렇다면 진화인식론은 지각주의에 일부분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비실재론인가 -아니다.
- 실재는 인간의 지각과 사유를 통해 매개된 것으로 인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재론은 유지된다. 이를 가설적 실재론으로 부른다.
루즈의 가설적 실재론 : 모든 인식은 가설적이다
1) 우리 의식과 독립한 실재계가 존재한다.
2) 그 실재계는 구조적이며, 정합적이며, 연속적으로 보인다
3) 그 실재는 지각, 경험, 간주관적 과학에 의해 부분적으로만 인식되고 설명될 수 있다.
4) 실재계는 분명히 인간과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인간이 보는 실재는 해석된 실재이다.
5) 실재와 사유는 분리할 수 없다.
6) 궁극실재가 괴물이거나 어떤 모습이더라도 실제를 믿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속한다.

3.7 할 일
- 인지과학 등의 세부연구를 통해서 사유와 행동 사이의 영향관계를 추구
- 심리학, 사회학 등의 영역에서 사유의 실제 기능이 무엇이고, 실재와 개념 사이의 간격이 무엇인지를 연구
- 진화인식론자도 기존의 철학 작품에 귀기울여야 한다.
- 생물학과 철학의 공조가 필요
- 진화인식론이 관심이 윤리학에 부문에서 새롭게 논의되어야 한다.

4. 루즈 논지의 취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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