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현상학과 의료해석학 |
【3권의 책 종합서평】『문화와 건강』『의철학 입문』『의료해석학과 생명현상학』 최종덕, 한국의철학회, 의철학연구 23, 2017.6, 53-81 (29 pages) “의사 황임경이 동일질병 환자1 최종덕과 환자2 강신익을 서로 다르게 대하는 이유를 알게 되면 인문의학이 몸에 좋은 15가지 이유를 자동적으로 알게 된다.” 문화의학과 의철학에 관련한 3권의 책을 리뷰한다. 하나는 윙컬맨의 『문화와 건강』이라는 제목의 책이며, 다른 하나는 독일 신진 의철학자인 보르크의 『의철학 입문』이라는 제목의 독일어 책이다. 세 번째 책은 스웨덴의 떠오르는 의철학자 스베네우스가 출간한 것으로 의학 현상학과 의료 해석학이 과학화된 현대의학에서 왜 새삼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책이다. 제목을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의료해석학과 생명현상학』으로 할 수 있다. 이 세 권의 책에서 다루는 의철학은 다음의 의미를 포괄하며, 본 서평도 이 책들에서 보여준 의철학의 의미를 재조명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① 과학철학의 모델이론으로서 의철학 ② 실존적 생명을 다룬 의료 해석학과 의학 현상학으로 본 의철학 ③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질병과 건강을 다룬 의료인류학적 의철학 ④ 생명정치를 다루는 사회적 관심의 의철학 ⑤ 자연학의 한 관점으로서 의철학 책1: Borck, Cornelius. Medizinphilosophie: Zur Einführung, Junius, 2016. 책2: Winkelman, Michael. Culture and Health, Applying Medical Anthropology, Jossey-Bass, 2009. 책3: Svenaeus, Fedrick. The Hermeneutics of Medicine and The Phenomenology Health, Springer-Science, 2000. 1. 의사 황임경이 동일질병 환자1 최종덕과 환자2 강신익에 대해 다르게 처방하는 이유 먼저 스웨덴 의철학자 스베네우스의 의학 현상학과 의료 해석학을 소개하려 한다. 복잡한 이론 대신에 가상의 세 인물, 환자 두 사람과 의사 한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로 꾸며서 현상학적 의학과 해석학적 의술의 의미를 대신 말하는 것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꾸민 이야기 참조. Svenaeus(2000), pp.77-81. 의사 황임경은 환자 최종덕을 진찰했다. 평소에 황임경과 최종덕은 친구 관계였다. 최종덕은 평소 잦은 소변 때문에 한밤중에 잠을 자주 깼다. 비뇨기 관련 질환으로 스스로 의심한 최종덕은 진찰과 치료를 받고자 했다. 황임경 의원에 들른 최종덕에 대하여 황임경은 최종덕을 친구로 보는 태도(type of act)에서 환자로 보는 태도로 전환했다. 의사 황임경은 환자 최종덕을 진찰하고 전립선비대증이라는 병명을 붙여 주었다. 그런 질병 이름을 붙여주는 행위를 통해서 의사 황임경은 처방전을 발행할 수 있으며, 환자 최종덕도 그 처방전에 따라 약을 받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행위란 무엇무엇에 ‘대해(of)’ 혹은 ‘관한(about)’ 지향적 사유행동을 말한다. 최종덕은 동일한 사람이지만 황임경에게서 최종덕은 두 가지 형태의 관심행동으로 드러난다. 이를 현상학에서는 현상학적 환원이라고 말한다. 이런 환원을 통해서 황임경은 최종덕에 대하여 두 가지 다른 노에마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즉 동일한 최종덕에 대하여 서로 다른 노에마들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훗설 현상학과 가다머의 해석학에서 찾아질 수 있는 철학적 의미론이다. 대상화된 최종덕은 하나의 동일성이지만 해석된 최종덕은 노에마로 재탄생된다. 황임경(2007) 이후 최종덕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의 전립선 비대증상에 대하여 매우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게 되었다. 치료를 받기 위해 황임경 의원에 다닌 지 1년이 지나면서 의사 황임경은 환자 최종덕의 증상이 전립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불안증세로 발전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의사 황임경은 환자 최종덕에 대하여 다른 방식의 치료행동을 해야 한다고 직감했다. 최종덕은 동일한 최종덕이었지만 황임경에게는 다른 행동형태의 환자 최종덕이 새로 생긴 것이다. 이는 제 3의 관심행동이다. 즉 친구로서 의미화된 최종덕1, 전립선비대증 환자로서 최종덕2, 그리고 질병에 대한 불안증세를 보이는 다른 증상의 환자 최종덕3이 황임경에게 형성되었다. 그리고 의사 황임경은 이런 해석의 다층성을 대상의 의미작용과 해석작용을 통해 환자를 대했다. 스베네우스의 책에서 의료 해석학자로 소개된 철학자 가다머에 의하면 황임경은 좋은 의사인 것 같다. Gamdamer(1960;2012) 지금까지의 예시를 통해서 의학적 현상학이 무엇이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의학 현상학의 핵심은 물리적이거나 신체적으로 혹은 질병명의 관점에서 최종덕이라는 동일한 인물이지만 의사 황임경에게는 3 가지 다른 관심행동, 즉 3가지의 노에마가 창출된다. 새로운 노에마는 새로운 의미이며 실제로도 전혀 다른 실재이다. 환자의 노에마에 따라 다른 진단과 치료를 하는 의료모델은 스베네우스 책에서 자주 강조되고 있다. 이런 모델을 따르는 의사는 의학적 현상학 혹은 철학적 해석학의 입장에서 좋은 의사이며, 이는 향후 의료윤리의 중요한 표준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노에마의 창출 가정을 예시로 들어보자. 의사 황임경은 10년 전부터 고혈압 증상을 갖고 있는 두 환자를 치료 중이다. 환자 최종덕과 환자 강신익이다. 두 환자는 평균적으로 155/100이라는 수치의 비슷한 수준의 혈압치를 보이고 있다. 동일질병, 동일증상을 보이는 일반 환자들에게 평균적이고 획일적인 처방을 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처음에는 황임경도 환자 최종덕과 환자 강신익에 대하여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동일 처방을 했었다. 그 이후 처방상황이 좀 바뀌었다. 두 사람 모두 계량적으로 동일한 증상을 보이지만 질적으로는 다른 생활습관의 이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자 최종덕은 술을 좋아하고 심정이 여려서 흰 까운을 입은 의사를 보기만 하면 혈압이 올라가는 성격이다. 의사 황임경은 최종덕의 그런 생활습관과 행동유형의 영향 때문에 혈압이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판단했다. 한편 환자 강신익은 연구과제가 가득한데 강의봉사도 잦은 만큼 신경쓸 일이 많아서 혈압이 오른 것이라고 의사 황임경은 유추하고 판단했다. 의사 황임경은 환자마다 다른 성격이나 습관 혹은 행동유형과 생활습관의 차이에 둔감하거나 살펴볼 의지가 없다면 동일 약제로 처방할 것이고 환자마다의 작은 차이에 관심둔다면 처방전에서 약간의 차이가 현상화될 것이다. 의사 황임경에게 두 사람의 환자는 동일한 경험세계에 속하지만 그 의미구조(meaning-structure)는 다르다. 그래서 의사 황임경에게 환자 1과 2는 서로 다른 노에마이다. 의사 황임경은 환자 최종덕과 환자 강신익에 대하여 다른 의식작용 즉 다른 노에시스를 작동하며, 황임경의 노에시스의 결과로서 환자 1과 2는 다른 노에마 즉 의미구조를 갖는다는 것이 훗설 현상학의 초점이다. 의사 황임경은 환자 1과 2를 어떻게 다른 노에마로 포착할 수 있을까? 우선 의사 황은 환자 최와 환자 강이 보이는 외형적인 모습의 선입관과 편견 혹은 소문과 풍설을 배제해야 한다. 그런 배제를 현상학적 환원(phenomenological reduction)이라고 한다. 현상학적 환원을 이뤄내기 위하여 의사 황은 환자에 대한 물리적 상황들을 괄호 안에 넣고(put in bracket) 유보시켜야 한다. 이런 환원의 과정을 현상학적 에포케(epoche)라고 말하기도 한다. 의사 황은 환자 강신익이 과거에 치과의사였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의사 황은 환자 강에 대하여 과거의 직업과 현재의 직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데 매우 큰 도전이 있었을 것으로 예단하여 본태성 환자에게 주로 처방하는 복합제제를 처방했다. 반면 환자 최에 대하여는 술을 줄이고 담대한 마음을 가지면 혈압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상담해주면서 약도 가벼운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런데 두 환자 모두 나아지지 않았다면 의사 황은 환자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을 통한 예단과 속단을 삭제하거나 괄호 안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의사 황은 환자 최와 환자 강에게 더 나은 판단과 처방을 할 수 있다. 편견과 선입관에 의한 예단과 속단을 버리는 것이 바로 훗설이 말하는 현상학적 환원이며 직관적 에포케인 것이다. 이런 현상학적 에포케를 이뤄내기 위하여 의사 황은 환자에 대한 관심(attention)을 가져야 하며 환자의 외적 관행이 아닌 환자마다의 내적 의미구조를 보기 위하여 의미를 지향해야 한다. Zeiler and Folkmarson(2014), 1장 후설의 현상학은 이런 점에서 의학적 임상현장과 만난다. 의사 황임경과 환자 최종덕, 그리고 환자 강신익의 가상사례에서 보듯 후설 현상학은 의식내용에 관한 단순한 심리학이 아니라, 지향성의 의미를 통해서 세계의 본질과 의식의 구조를 접근하는 철학적 이론이다. 현상학이 의학에 적용되는 부문을 소위 의학 현상학(medical phenomenology)이라고도 부른다. 의학 현상학은 첫째 앞선 사례처럼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질적 임상모델을 제시하며, 둘째 기계의학과 분자의학으로 치닫고 있는 의학의 과학화 과정에서 의술의 인문의학적 모델을 찾아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2. 인문의학의 등장 2.1 분석과학과 의과학의 탄생 19세기 이전 유럽의 시기는 자연과학이 분과과학으로 발전하던 때였다. 우리가 말하는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의 자연과학으로서 분과학문이 형성되었다. 물리학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 이전 뉴턴의 물리학은 자연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생물학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 이전에는 동물학과 식물학이 있었던 것과 비교할 수 있다. 화학은 돌턴의 원자 개념이 등정한 이후에야 겨우 정초된 분과과학이었다. 자연과학이라는 이름이 붙기 이전 자연철학의 특징은 비교적 서술과학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서술과학이란 환원가능하며 원자론적인 분석적 용어를 사용하기 이전 시대의 과학으로서, 내러티브한 문장구조를 포함하며, 아직 생기론적 흔적을 벗어나지 못한 형식을 갖고 있다. 최종덕(2014), 31-34쪽 내용상으로는 뉴턴 시대의 고전역학을 자연철학이라고 불렀듯이, 서술과학에서 물질학문과 정신학문사이의 구분은 확실하지 않았다. 요즘의 과학 교과서에는 방정식과 원자론적 용어로 대상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문장형식을 띄고 있다. 이런 교과서 형식을 ‘분석과학’이라고 부른다면, 네러티브 형식과 생기론적 특성을 벗어나지 못한 고전과학을 우리는 ‘서술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새로운 방법론으로 발흥한 현대과학은 내용면으로 볼 때 종합적 자연철학에서 세분화된 분과과학으로 변화했으며, 형식면으로 볼 때 서술과학에서 분석과학으로 전환되었다. 현대과학은 물질학문과 정신학문을 완전히 갈라놓으면서, 물질학문은 물질적 탐구방법론으로 정신학문은 정신적 탐구방법론으로 접근하도록 이원화시켰다. 다시 말해서 자연과학은 물질적 자연세계를 대상화하여 그 대상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방법론을 취한다. 정신과학은 대상과 분리된 주관의 해석을 강조한다. 자연과학이 우세해진 20세기 초의 지적 분위기로 말미암아 대상에서 분리된 주관의 해석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분석과학의 흐름은 의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기존의 서술의학, 민간의학, 도제의학, 장인경험의학의 전통에서 분석과학의 방법론을 도입한 의료교육시스템이 20세기 초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출발하여 전세계의 의학교육과 의료메뉴얼로 정착되었다.(1871년 하버드 대학에서 3년제 의과대학 교육과정) 이때부터 의학은 분석적 과학방법론에 종속되었다. 의학에서도 당대의 분석과학과 마찬가지로 질병이 실재화했고, 환자 개인과 환자의 질병을 분리하게 되었다. 의사는 환자를 대상화하게 되었으며, 임상에서 환자 개인의 인간정체성이 무시되기 시작하였다. 좁은 의미에서 의철학, 혹은 넓은 의미에서 인문의학은 이런 분석과학 경향의 의학모델을 반성한다. 인문의학은 의과학 모델과 대치되거나 모순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안 관계이다. 분석의학만으로는 환자 개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다. 인문의학만으로는 진단의 한계를 갖게 된다. <분석주의와 환원주의에 기반을 둔 과학의학>과 <문학적 상상력과 철학적 반성과 사회과학적 비판에 기반을 둔 인문의학>은 서로 상보적이다. 이런 상보성의 균형을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 의학 현실은 인문의학의 균형성을 시급하게 필요로 한다. 이미 영국 빅토리아 시기부터 자연과학과 분리된 정신과학의 차별적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다행히도 20세기 초 지성사회는 과학적 방법론에 대응하는 비판적 철학을 새롭게 조명했다. 딜타이는 이런 전환의 시대에서 정신학문의 소명을 강조했다. 자연과학의 사유구조와 그에 접근하는 방식은 <설명> 장르로 본다면, 정신과학의 사유구조와 그에 접근하는 방식은 <이해> 장르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딜타이의 생각이었다. Dilthey(1922), p.172. 딜타이의 생각을 의학에 적용한다면, 인문의학은 인간 몸에 대한 ‘이해’의 이해가 요청된다고 볼 수 있다. 강신익(2007) 2장 2.2 설명의 장르에서 이해의 장르로 저기 있는 식탁을 보기 위해서 나는 식탁으로 어느 거리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내가 식탁 밑으로 들어가거나 식탁 위로 올라가 있으면 식탁의 전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상을 관찰하고 인식하기 위해서 대상과 관찰자는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사유구조가 바로 서구과학을 잉태시킨 정신적 촉매였다. 그 사상적 배후에 그리스어로 ‘테오리아(theoria, 이론)’라는 개념을 들 수 있다. 테오리아라는 말은 극장이라는 의미를 지닌 ‘테아터(theater)’라는 말의 어원과 같다. 즉 저기 멀리서 본다는 뜻을 포함한다. 시장에 싸움판이 벌어졌을 때 싸움을 말릴 생각은 안 하고 제3자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구경하는 것이 바로 테오리아의 관점이다. 테오리아는 관찰자의 참여 없이 대상을 나와 분리시켜 보는 것이다. 남의 집에 불이 나서 불구경할 때 말 그대로 “남의 집 불구경하듯” 이라는 상황을 누린다. 그러나 만약 내 집에 불이 났다면 나는 멀리서 내 집을 객관화시킬 수 없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주관과 객관 사이에 분리작업을 통해서만 과학이론이 형성된다. 과학의 객관성은 대상에서 주체가 배제될 때 가능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고전과학에서 볼 때 물리적 대상을 관찰한 측정값은 관찰자의 관찰행위와 관계없이 객관적이어야만 하는 것이 과학이론이 기본적인 인식론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배경은 오늘날 주관과 분리되어야만 하는 객관주의 과학방법론을 형성하게 하였다. 이러한 과학이론을 만들어 가는 분석적 과학방법론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처음 정초되었었다. 그러한 방법론이 적용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분류학에서 시작되어 근대에 이르러 데카르트와 뉴턴의 철학과 과학을 낳게 하였다. 대상을 분석하고 각각의 피분석체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생물학이나 물리학에서 물론이거니와 의학과 정신과학과 예술분야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근대 종분류학자 린네에 의해서 생물종의 이름은 실체화되었고, 따라서 생물종의 범주는 고정되고 불변의 이름으로 정착되었다. 마찬가지로 질병도 질병의 이름이 붙여지면서 질병의 실체화가 이루어지고 질병과 건강 사이의 고정된 차이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런 결정론적 분류법 자체는 철학적 환원주의의 소산물로 볼 수 있다. 환원주의란 전체는 부분들로 나눠지고, 다시 분해된 조각들을 모으면 원래의 기능을 갖는 전체로 다시 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환원주의로부터 결정론과 기계론을 기반으로 한 근대 과학이론이 탄생되었다. 심재관/최종덕(2016), 7장 과학이론의 탄생은 서구 사상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과학이론이란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유의 소산물이다. 분석과 환원의 방법을 통하여 이론이 객관성을 확보한다고 했는데, 이를 위하여 관찰자로서 주관은 대상으로서 객관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그러한 분리작업의 도구가 수학이다. 객관화의 작업을 통해서 경험적 대상이 수학적 대상으로 바뀐다. 경험적 대상을 수학적 대상으로 바꾸는 작업은 서구 사상의 뿌리라고 하는 플라톤 철학의 기본이다. 과학이론의 위대한 성과는 경험적 대상을 수학적 대상으로 환원시켰다는 데 있었다. 과학법칙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뉴턴에게 모든 경험 대상은 수학화된 질점(質點, mass point)으로 환원된다. 예를 들어 천문학자는 달의 중심점 한 곳에 달 무게 전체의 질량이 모인 것처럼 간주하여 수학적으로 환원한다. 이런 수학적 환원은 실제로 가상의 존재이다. 기하학으로 환원된 자연은 과학발달의 초석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환원된 자연은 그 자연의 생명성이 상실되고 오로지 수학의 대상일 뿐이다. 수학으로 환원된 자연은 과학의 탐구대상으로서는 훌륭하지만 그런 자연을 사람의 마음속에 투영시켜 인간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명이 상실된 자연의 의미를 접근하기 위해 20세기 최고의 양자역학자 보어(Niels Bohr, 1885-1962)의 이야기를 보태기로 한자. 보어는 고전과학의 이론을 통하여 자연의 생생함을 관찰하려는 순간에 그 자연은 죽은 것으로 되는 이중성의 모순을 아래와 같이 피력했다. 살아있는 생세포를 관찰하는 경우 우리는 그 세포를 살아 있는 조직에서 떼어 내서 염색을 한 다음 현미경의 대물렌즈 앞에다 갖다 놓는다. 현미경을 통한 관찰행위는 대상화된 세포를 객관화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즉 생세포를 관찰하기 위하여 생세포를 먼저 신체조직에서 떼어 내야 한다. 신체조직에서 세포를 떼어내는 순간 그것은 생세포가 아니라 죽은 세포일 뿐이다. 생세포에 대한 관찰행위는 결국 고전적인 뉴턴 과학 안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보어는 고전적 의미의 과학이론 즉 테오리아를 이용하여 관찰하려는 대상을 설명(explain)할 수는 있으나 이해(understand)하기는 어렵다고 깨달았다. 이론은 대상을 설명하는 체계일 뿐 이해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이해라는 개념은 과학적 설명의 개념과 대비되는 것으로 사용했다. 신체를 다루는 의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설명의 대상이 되는 우리의 몸은 바로 객관화된 신체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의 살아있는 몸의 생생함과는 거리가 멀다. 신체는 거기에 있는(there is) 신체가 너와 내가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다른 말로 해서 서로 다르게 현상화된다. 내가 질문하는 신체와 네가 질문하는 신체는 당연히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것을 획일화시키는 일은 무차별의 임상이며, 계량화된 의학이다. 현대 의학은 신체를 설명의 대상에서 벗어나 이해의 관점으로 보는 의학 현상학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Zeiler and Folkmarson(2014), 1장 이해의 관점이란 신체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는 관점이다. 내가 질문할 때와 네가 질문할 때 상황과 환경에 따라 나의 몸은 다른 답변을 한다는 의미에서 유기체라고 말한 것이다. 환자를 설명의 대상으로만 볼 때 환자는 생리작용의 대리자인 기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환자를 이해의 대상으로 볼 때 치료범주는 무궁무진하게 확장된다. 이해라는 말을 영어로 ‘under-stand’이다. 즉 어떠한 상황 ‘아래에-놓여 있는가’를 아는 것이 이해하는 일이다. 동일한 대상도 다른 조건에 처해 있을 때 달리 이해된다. Von Wright(1971) 우리는 이런 관점에서 환자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의학 현상학이고 의료해석학의 요지이다. 즉 의학에서도 설명의 장르에서 벗어나 이해의 장르가 정착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 이것이 포스트모더니티 의학의 시작점이다. 2.3 이해의 철학 - 의료 해석학 이해의 개념은 슐라이허마허(Friedrich Schleiermacher, 1768- 1834)가 처음 도입했다. 슐라이허마허에게 전체는 부분을 통해서 이해가 가능하며 동시에 부분은 전체를 이해해야만 이해될 수 있다. 나아가 딜타이는 과학이 기술학으로 설명의 방법을 요청하는 반면에 정신학은 이해의 방법을 요청한다고 했다. 심리학이 인간을 다룬다고 했지만 인간을 과학의 대상화로 만들어 놓았다. 인간을 알기 위하여 설명의 이성이 아닌 이해의 장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딜타이 해석학의 요지이다. 이처럼 해석학의 철학은 슐라이허마허, 딜타이(Wilhelm Dilthey, 1833~1911),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1889-1976), 가다머(Hans-Georg Gadamer, 1900-2002) 등 현대 유럽대륙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주요한 사상사적 축을 형성했다. 그 중에서 딜타이의 해석학은 포스트모더니티 의철학의 원천을 주었으며, 현대 해석학은 하이데거 철학과 연계된다. 하이데거는 철학 자체를 해석의 장르라고 보았다(Philosophy as Hermeneutics), 데카르트의 근대 철학 시기부터 해석학의 개념은 있었지만, 그 의미는 문헌에 대한 해석학이라는 수준에서 사용되었다. 처음에는 해석학에서 말하는 해석이란 단지 텍스트에 대한 해석을 의미했었다. 하이데거는 고전적 해석학을 탈피했다. 하이데거의 해석학은 대상화된 텍스트로부터 해석하는 해석자의 의미론으로 바뀌었다. 해석은 곧 대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말하기를 이해는 현존재 그 자체이다. 이해는 현존재의 실존이며 지식의 한 가지 양식이라는 점이다. 이해는 이해하려는 태도 자체를 지식획득의 한 형태라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럴 경우 이해는 해석이다. 의미는 던져진 해석의 소산물이다. 하이데거(1927;1998) 가다머는 해석학의 실천적 의미를 강조했다. 가다머의 해석학은 인간이해를 포함하여 자신을 이해하는 실천철학이다(진리와 방법). 자신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타자에게 비로소 보여줄 수 있으며 비로소 타자와 대화할 수 있다. 그것이 이해의 시작점이다. 가다머가 말하는 이해는 단순한 주관적 행위가 아니며, 텍스트와 해석자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리고 이 지점은 역사적 지평에 놓여있다.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를 생산한 저자를 넘어서 있으며, 해석자의 지평과 텍스트 생산자의 지평이 만나는 지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그 지점은 달리 말해서 질문의 변증법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질문의 변증법이란 물음과 대답의 변증법이다. 예를 들어 시대가 묻고, 텍스트가 묻고 해석자가 답변한다. 해석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가다머는 의학적 해석학의 선구적 철학자로서 니체를 들고 있다. 니체는 초인을 염두에 두고 ‘큰 건강’(grosse Gesundheit) 개념을 제시했다. 가다머는 니체의 ‘큰 건강’ 개념을 아래처럼 다시 해석했다. Borck(2016) ① 생명적이고 정신적인 가능태(lebendiger, geistiger Potenzialitat)이다. ② 초인의 육체적 강인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③ 자연적 한계를 극복한 신체적 건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④ 육체로부터 자유로운 정신의 건강을 포함하는 것이 곧 “큰 건강”이다. ⑤ 건강에 실패할 수도 있는, 그렇게 실수로부터 자유로운 몸이다. ⑥ 니체의 큰 건강 개념은 이는 곧 <삶의 의학>을 말한다. ⑦ 가다머가 말하는 큰 건강 개념은 니체의 개념에서 탈피한다. 사람들이 아플 경우에도 아픔의 주체를 계속 유지할 때 큰 건강도 유지된다는 점을 가다머는 말하고 있다. Gadamer(1993) 가다머가 말하는 이해 장르에서 인간은 대상화되어서는 안 된다. 가다머에서 치료의 주체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이다. 누가 누구를 대상화하여 치료를 통해 임상효과를 전달하려는 것은 여전히 계몽주의일 뿐이다. 해석학은 이런 계몽주의를 탈피한다. 가다머의 의학적 해석학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Gadamer(1993), 가다머(2012) ① 해석학적 의학에서 주체는 질병이 아니고 질병을 관찰하는 의사도 아니며 바로 환자 자신이다. 의사의 의술은 환자를 마주하는 직접 경험에서 나온다. 의사는 의술의 주체가 아니라 환자와 대화하고 환자의 고통에 참여하는 경험자이다. ② 환자의 질병을 매개로 하여 의사와 환자가 대화하는 것이 곧 치료이다. 즉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기 위하여 의사는 환자를 대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함께 공조하는 것이 요청된다. Marcums(2008), Introduction ③ 도구화된 기술의학에서 공동체의 참여의학으로 전환을 주장하는 것이 가다머 의철학의 기초이다. ④ 가다머 치료의 핵심은 온전성(Ganzheit)을 회복하는 데 있다. 온전성이란 무결점의 완전한 신체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온전성이란 결함이 있는 신체, 질병이 있는 신체를 대상화하여 수리하여 결함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결함을 나의 충족성으로 보완하는 일이다. 그런 보완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대화와 만남, 소통과 참여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뜻이다. ⑤ 정상이란 결함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으며 결함을 인정하며 그런 질병과 건강 상태를 서로 평형적으로 보는 상태를 말한다. 2.4 의학 현상학 앞의 1절, 환자 최종덕과 환자 강신익, 그리고 의사 황임경의 이야기에서 스베네우스가 말하려는 의학 현상학의 요지를 이미 기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베네우스의 책에서 다룬 의학 현상학의 논지를 조금 더 다루고자 한다. 스베네우스는 건강과 의학의 문제를 단순히 현상학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건강과 의술의 문제를 포함한 인간 경험과 행동의 그 어느 것도 현상학적이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과 의술의문제도 인간 경험의 한 부분이라서 건강과 의료가 현상학적인 것은 당연하다. Svenaeus(2000), p.6. 이 책은 건강과 의료가 어떻게 현상학적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의학적 현상학의 요체는 동일한 질병명을 갖는 환자라고 해도 다른 처방과 다른 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저자 스베네우스는 다른 의철학자 노르덴펠트를 의학 현상학자로 중시한다. 노르덴펠트에 의하면 질병은 상태(state)라기 보다는 과정(process)이다. Nordenfelt(1987), pp.105-112. 한편 외상으로 다쳐서 생긴 손상이나 결함과 같은 건강 손실은 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상태이다. 노르덴펠트는 질병 실재론을 반대하고 약한 유명론(weak nominalism)을 세운다. Nordenfelt(1987), p.7. 질병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험은 질병과 독립적인 삶의 직접성이라는 점에서 그를 의학 현상학이라고 본다. Engelhardt(1980) 이런 의학 현상학을 알기 위하여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을 간단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후설 현상학은 경험과 의식, 의식과 삶, 관심과 지향의 키워드로 설명될 수 있다. 의식의 삶이란 나의 관심을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두느냐에 달렸다. 그런 의식으로 드러난 행동은 지향적이다. 관심과 지향을 통해 사물은 나에게 의식으로 떠오른다. 경험은 직접적이지 않으면 관심을 통해 우회되어 나에게 온다. 그러한 관심, 지향을 관심과 지향 그 자체로 파악하려는 것이 현상학적 태도이며, 그런 태도를 자연적 태도(natural attitude)라고 부른다. 자연적 태도를 통해서 관심과 지향의 상태 그 자체를 알기 위하여(Zu den Sachen Selbst) 관심과 지향의 대상이 되는 실재세계를 괄호 안에 넣어 유보시켜야 가능하다. 이를 현상학적 환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를 보통 ‘판단중지’ 혹은 용어는 다른 뜻이지만 의미는 비슷한 ‘에포케’라고 부른다. 에포케는 1절에서 말한 본질적 환원(eidetische Reducktion)의 한 수단이며, 이는 곧 본질직관에서 가능하다. 이는 외형의 가변성을 배제하고 본질적인 것을 포착하는 방법을 말한다. 1절에서처럼 구체적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숨이 차다고 호소하는 87세의 여성 환자가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그녀를 성의껏 진단했으며, 진단 결과 그녀의 대동맥 판막과 관상동맥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알려 주었다. 87세의 그녀는 이미 개심술에 관한 의료정보를 알고 병원을 찾았으며, 그녀는 수술을 요청하였다. 처음에 의사가 생각하기를, 그녀는 개심술을 받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로 보았다. 그러나 의사는 개심술을 결정했다. 환자의 의지와 의사의 적극적 동참으로 대동맥 판막교체 우회수술을 했다. 이 환자는 5년 이상 더 살았다. Tibault(1993) 이 경우 의사와 보호자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수술의지를 지나친 요구로 생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이런 생각은 사람들의 전형적인 편견이나 선입관에 해당한다. 그 나이에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속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편견과 선입관이라는 점이다. 그녀가 87세가 아니라 37세라면 이런 선입관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환자의 의지는 87세의 환자에서나 37세의 환자에서나 질적으로 같다는 의식이 바로 현상학적 관심의 시작이다. 그녀의 의식을 이해하려면 87세라는 신체를 사상시켜야만 가능하다. 87세의 신체를 사상시키고 동시에 37세의 신체조건을 사상시킨다면 우리는 87세의 그녀가 개심술을 요청한 의식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87세의 신체와 37세의 신체조건을 사상시키는 일을 현상학적 환원이라고 말한다. 신체를 괄호 안으로 ‘에포케’시킴으로써 의식을 분명히 조우할 수 있다. 2010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75세 이상 투석인구가 14,000명에 이른다. Tibault(1993)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초고령 내과 수술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초고령 환자에 대한 수술의 경우 이에 대한 의사의 판단은 의료윤리와도 직결되고 있다. 그래서 의학교육 시스템에서 의학 현상학의 공부는 더 중요하고 의미있다. Maier and Shibles(2011) 2.5 의료 해석학과 의학 현상학의 정리 지나친 과학기술로 포장된 의학에서 인간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로 설명될 수 없는 인간의 실존성은 엄연하다. 예를 들어 약으로 병균을 없애어 병리적 미생물의 화학적 표지기준이 없어졌어도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실재하다면 그로부터 온 고통의 존재는 실존적이다. 삶의 실존성은 의학기술보다 존재론적으로 앞서 있다. 과학기술의 ‘설명’ 장르를 통해 설명되지 않는 ‘이해’ 장르의 영역을 새로운 관점으로 정착시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이 의학에 적용된 것이 바로 앞서 말한 의료 해석학과 의학 현상학의 의철학이다. 이러한 의철학의 문제를 보르크는 아래처럼 정리한다 Borck(2016), pp.47-64 ① 기계과학 중심의 생의학모델을 무시할 수 없지만 전적인 생의학모델 의료는 탈피되어야 한다. ② 인문중심 의철학은 의료윤리에 대한 실질적 배경이론을 제공할 수 있다. ③ 질병과 문화 사이의 상관성 규명하여 질병확산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④ 지식사회에서 질환(krankheit, illness, 아픈 상태) 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찾는다. ⑤ 건강과 질환은 인간 사람의 기본 현상임을 인지하도록 하여 질병을 인문의학적으로 포용한다. ⑥ 현대의학은 모든 질병을 설명하지 못하는데, 이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시도한다. ⑦ 큰 건강(grosse Gesundheit, Big Health)을 다루는 의학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역사를 기술한다 Gadamer(1993), Verborgenheit der Gesundheit ⑧ 『의철학 입문』의 저자 보르크에서 가다머가 말하는 이해의 존재론은 선이해, 역사성, 언어의 주춧돌위에 세워진 집과 같음을 의학의 차원에서 강조한다. ⑨ 의료해석학을 제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과거의 해석은 곧 과거와 현재의 통합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질병의 해석은 곧 환자의 삶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해석은 과거의 재구성이지만, 그렇게 재구성된 과거는 이미 현재화된 과거임을 의료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고 또한 구현해야 한다는 보르크의 입장은 의미가 있다. ⑩ 포스트모더니티의 철학의 한 흐름에 삶의 철학이 있듯이, 포스트모더니티 의학의 한 흐름에는 삶의 의학이 있다. 삶의 의학은 철학의 흐름들에서 ‘삶의 철학’, ‘현상학’, ‘해석학’, ‘실존철학’을 포괄하는 인문의학의 철학과 만난다. 의학 현상학은 삶의 억압, 생생한 경험, 비규정성, 주변의 비중심성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의 의미를 드러낸다. 결국 나의 몸이 왜 특수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나는 나만의 몸을 가지고 있어서 나 자신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사유과정임을 보르크는 강조한다. 3. 문화와 건강 : 의료인류학적 관심 문화와 건강이라는 제목의 빙클만의 책은 심리생리학적 상징주의의 관점(psychophysiological symbolism)을 의료영역에 접목시키고 있다. 문화상징이 신체 생리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인식론적 태도를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영혼공격, 주술마법, 고정관념과 같은 질환유발, 전통의 문화적 믿음들이 심리생리학적 절차에 미치는 영향들을 관찰하는 태도를 말한다. 사람들이 갖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태도는 그 사람이 속한 문화에 독립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런 태도를 문화시스템 모델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문화시스템 모델은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문화적 요인들을 이해하려는 이론적 프레임이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Winkelman(2009), 서론 xx ① 건강에 영향을 주는 문화행태, 신념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의 범주를 분석한다. ② 건강과 생리적 반응에 영향을 주는 문화, 생태, 정치, 정신적 과정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연구한다. ③ 간문화적 정신의학, 의료생태학, 정치경제학, 상징론과 샤머니즘 등의 인료인류학적 패러다임에 주목한다. ④ 신체-문화적 환경과 사회적 요인들이 건강과 질병에 어떻게 영향 주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이론적 모형을 구축한다. 저자 윙컬맨은 책의 처음부터 적절한 공중보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문화집단의 다양성(문화다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첫째 다양한 환자들의 관점을 이해하고 둘째 보건수요를 강조하는 문화특수성을 개발하기 위하여 공중보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의료문화 프로그램은 다음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의 생물학적 영향력과 문화적 영향력 사이의 상관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 윙컬맨은 이런 고려를 생물심리사회적 관점(biopsychosocial perspective)이라고 표현했다. Winkelman(2009), Chap. 1. 개인의 질병경험은 사회문화적 결과이다. 윙컬맨의 의료인류학적 방법론은 아래처럼 이어진다. ① 통문화적 적응성의 일반적 동력학에 초점을 둔다. ② 환자-의사 간 관계를 증진하고 의료계 복지향상을 위한 기술과 원칙에 적용되는 문화적절성 개발에 초점을 둔다. ③ 문화적절성은 인류학적 관점을 통해 획득된다. 윙컬맨과 같이 보르크도 질병을 실재론에서 탈피하고 병균학적 설명에서 벗어나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질병은 아래처럼 정의된다. 보르크에 의하면 질병(Krankheit, disease)은 편안함이 결핍된 상태이며, 신체적 무질서(disorder)의 상태이다. 그리고 질병이란 생물학적 정상에서 벗어난 병리적 과정(pathological process)이다. Borck(2016), p.10; Boyd(2000), p.9. 질병을 실재론의 입장에서 규벙할 경우 건강고 비건강은 명확하게 구분되고 정상과 비정상은 별개의 상태이다. 보르크는 이런 구분법은 형이상학적 가상으로 형성된 의학적 대상물이거나 분석과학이 만든 편의상의 구분이라고 한다. 또한 질병과 다른 의미로 질환의 개념이 있다. 질환(Kranksein, illness)은 일반적 개인의 일상에서 온 불편한 상태를 말하며, 그 반대어가 건강(Gesundheit) 이다. 질환은 환자 개인의 내적 상태로서 (완전히 개인적인 상태로서) 비건강(unhealth)의 느낌 혹은 사적 경험이다. 간혹 질병이 아닌 질환상태가 계속 유지되기도 한다.(patient's experience of ill health) "질환은 가끔 질병을 동반하지만 암이나 당뇨의 초기상태처럼 특정질병으로 선명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르크는 보이드의 설명방식을 인용하여 말한다. 즉 “질환은 때때로 질병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Boyd(2000), p.10. 보르크는 보이드가 정의한대로 질병이나 질환 개념과 다른 병약한 상태의 차이를 강조한다. Boyd(2000), p.10. 보이드에 의하면 병약함(sickness)이란 질환의 사적 느낌이 공적으로 외형화된 양상이다.(Sickness is the external and public mode of unhealth) 다시 말해서 병약함이란 사회적 질환에 속한다. 병약함은 사회적으로 용인된 어떤 역할을 하기도 한다.(the role negotiated with society) 질환에 기반한 병약성은 얼마나 심한 질병으로 발전할지 모를 가장 불확실한 상태이다. 동일 질병자라도 다 같은 병약성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병약성의 기준은 다음과 같은 비교법으로 더 쉽게 설명된다. 즉 만성질병자는 급성질병자보다 더 병약하다. 그리고 정신질병자는 외과질병자보다 더 병약하다는 점을 통해서 병약성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병약성의 반대어는 편안함(secure, 안정성)의 상태라고 보르크는 말한다. 결국 건강(Gesundheit)은 본질적으로 대상 개념이 아니며 추상적이다. 건강이 추상적인 이유는 형이상학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개인마다 다른 활력적 활동의 가능성을 의미하며, 이런 가능성은 문화사회적으로 드러난다. 즉 건강은 인류학적 지평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보르크는 강조한다. 4. 인문의학 앞서도 말했지만 의철학의 의미는 의과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과학에서 무시되거나 상실될 수 있는 휴머니즘을 보완하자는 데 있다. 현대 의과학은 분석의학과 빅데이터기반 증거의학으로 발달할 것은 필연적이다. 포스트 EBM이라고 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 증거의학은 기존의 일반의학과 정면으로 대치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기존 임상의학에서 진단의 근거는 i) 임상적으로 관찰된 작용의 근거들, ii) 병리생리학적 연구와 같은 인과성, iii) 의사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있었다. Howick(2011) 이러한 진단근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경험기반 진단에 추가하여 증거기반 진단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보완의 요청은 의철학적 관심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의철학은 이것 아니면 저것인지를 묻고 답변해야 하는 이분법적 태도가 실제로는 형이상학적 강박감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한다. 최종덕(2015) 보르크는 EBM의 정착을 위해서 오히려 의철학이 요청된다고 말한다. Borck(2016), p.142. EBM의 과학적 근거는 과학 자체만으로 정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의과학의 현실도 사회정치적 맥락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떠오르고 있는 개별치료 기반 개인의학(personalisierten Medizin)은 개별맞춤의학(individualisierte Medizin)이다. 여기 맞춤의학에서 말하는 ‘맞춤’의 현실적 의미는 i) 분자생물학 기반으로 개인마다 다른 유전적 차이를 맞춤형으로 분석하며, ii) 빅데이터 기반으로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치료방법을 찾으며, iii) 인간게놈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개인의 질병유발 유전자 변이요소를 해소하려는 데 있다. 이런 의미의 개인의학은 결국 개인이 분석과학의 대상물로 전락되고 만다는 점을 보르크는 지적한다. 유전적 변이가 질병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분석결과가 환자 개인의 고통상태 판단을 그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개인의학은 분석과학의 도움과 더불어 환자 개인의 심리적 정서와 삶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의사의 태도를 더 중시해야 한다고 보르크는 말한다. Borck(2016), p.143. 이런 점을 직시하는 것이 의철학의 과제이며 방향이다. 세 권의 책은 인문의학과 의철학의 의미와 가치를 잘 보여준 역작으로 평가한다. 서평자는 이 책들에서 보여준 의철학의 가치를 아래 15가지로 정리했다. 1. 인문의학이란 생의학적 질병 해석이 아니라 건강과 질병을 삶의 구체적 한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철학적 성찰을 포용하는 의학적 사유와 실천적 지식시스템이다. 인문철학은 그런 성찰을 수행함으로써 더 나은 임상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의철학은 생노병사의 문제를 운명론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구체적 문제찾기의 대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질병과 건강에 관한 자신의 상황이 정말 문제인지 혹은 문제조차 되지 않는데 이를 풀려고 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3. 의철학은 최근의 의학 트랜드에 내재된 비인간적 함정들을 비판적으로 주시함으로써 더 나은 의료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4. 의철학은 의학의 경계를 벗어난 고통과 질병의 존재가 가능함을 알게 해준다. 즉 고통과 질병은 과학에 앞선 실존의 문제임을 알게 해준다. 다시 말해서 의철학은 환자개인마다 다른 고통과 질병의 실존성과 규격화된 임상의 현실성을 통합적으로 보는 눈을 키운다. 5. 의철학은 의학이 생의학의 범주를 벗어나 생명정치의 핵심에 놓여있음을 이해시켜 준다. 6. 의철학은 병리적인 것이 비정상이라는 획일적인 생명 강박감에서 벗어나도록 해준다. 이는 깡뀌엠 철학의 의미를 임상영역에까지 확장하여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도록 해준다. 7. 의철학은 의학이 의과학 안으로만 제한되지 않도록 확장된 임상시선을 제시한다. 그러나 의철학이 마치 대안의학이나 전일의학의 배후이론처럼 오해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고, 나아가 의학은 엄격한 과학이고 철학은 시와 문학이라는 낭만적 이분법의 틀에서 탈피하는 일이 중요하다. 의철학은 의과학의 엄격성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영성의 쉼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8. 증거기반의학은 중요한 의료방법론이다. 한편 의철학은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생긴 환자의 병약한 고통을 증거기반으로 유형화된 틀 안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음을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9. 의철학과 의료인문학은 궁극적으로 메타의학과 의학교육, 양자 사이를 연결하는 실질적 효과를 준다. 10. 의철학도 과학철학의 한 분야이지만, 다른 어느 분야 이상으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청한다. 의철학은 과학과 인간학 그리고 역사인식론의 종합적 성찰을 필요로 한다. 거꾸로 말해서 의철학은 이러한 연관분야들 사이의 상호대화의 창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11. 물, 음식, 위생환경은 역학적으로 건강과 질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의철학 공부는 질병을 줄이기 위해 질병 자체의 병원성 요인의 문제를 풀려고 하는 직접적 방법도 중요하지만 환경적 요인, 역사적 요인, 지정학적 요인을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는 오히려 의철학의 과제이다. 12. 질병부존재(absence of disease) 상태를 실현하려는 것은 실제로 유토피아이기 보다는 오히려 비인간적 디스토피아에 빠질 수 있다. 질병이 생명의 필요조건이라는 말이 아니라 불안전과 결함이 생명 자체의 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일은 의철학의 가장 큰 과제이다. 13. 생명은 태어나면서 죽음까지 이르는 여정에서 생기는 질병과 건강, 고통과 즐거움, 병약함과 강건함 이 모두를 포함하는 신체 및 심리적 상태와 실존을 통틀어 말한다. 의철학은 생명의 의미가 탄생과 건강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인지하게 해 준다. 강신익(2015) 14. 의철학은 서양의학과 동양의학,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의 철학적 사유와 문화적 기반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인식하여, 그들 사이의 의학이 문화적 다양성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 15. 정신과 신체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유가 지배하는 과학주의 안에서 하나의 몸 안에서 정신, 심리, 신체기관, 사회, 우주가 연결되고 대화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며 이를 통해서 더나은 의료인간학을 공부하게 해준다. 결국 의철학 공부는 “큰 건강”에 도움을 준다. <부록> 여기서 제시한 3권의 책을 소개하는 뜻으로 목차를 그대로 옮겨보았다. 목차만 보아도 이 책에서 말하려는 의도를 대충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Svenaeus(2000), The Hermeneutics of Medicine and The Phenomenology Health: Steps Towards a Philosophy of Medical Practice (의료해석학과 생명현상학) 1부 임상적 조우 1.1 서양 의학전통의 발흥 1.2 전근대 서양의학에서 의사-환자 관계 1.3 현대의학의 탄생 1.4 의료기술 1.5 현대 의학의 성공과 위기 1.6 20세기 임상 연구 1.7 사회적/문화적 배경 1.8 의철학 2부 건강과 질환의 현상학 2.1 고대 전통 2.2 부어스의 생명계통 이론 2.3 전일론-노르덴펠트의 전일론 2.4 후설의 현상학 2.6 하이데거의 현상학 2.7 안락한 ‘세계 내 존재“로서 건강 2.8 생명리듬과 몸의 안락함 2.9 행동, 거기에 맞춰진 이해 능력 2.10 살고 있는 몸과 깨진 도구 2.11 건강과 현상학-의학과 해석학 3부 의료해석학 3.1 설명과 이해 3.2 해석학 가다머의 선택 3.3 의학과 해석학 3.4 리쿠르-의학의 서사적 특징과 텍스트 특징 3.5 의학과의 만남-대화를 통한 해석 3.6 생명세계와 의학적 만남의 지평선 3.7 의학적 만남의 목적 3.8 의료해석학-재현과 토론 3.9 사실과 규범 사이-의철학에서 규범적 분석과 서술적 분석 3.10 향후 과제-하이데거 이정표에 따른 의료윤리의 접근법 Winkelman(2009), Culture and Health, Applying Medical Anthropology (문화와 건강) 서문 의료인류학의 관점 1장 응용의료인문학과 보건의학 문화와 건강 문화, 민간의술과 생의학 보건직종에서 문화적 경쟁 건강 개념 건강에 대한 시스템 접근 요약 2장 질병, 질환illness, 질환sickness과 병약의 의미 질병의 경험 질병에 대한 생의학 가설 병증과 진단의 생의학 모델 질환illness와 병약함sickness의 차이 병약함의 의미, 병약함의 돌봄 질병으로서 에이즈, 병약함으로서 에이즈, 질환으로서 에이즈 건강의 믿음과 설명모델, 건강에 대한 신념 3장 보건분야에서 문화적 경쟁 보건에서 상호문화적 적응 문화경쟁 통문화적 적응에 대한 인류학적 관점 문화 개념 문화와 의료 4장 보건평가를 위한 문화모델 보건에 대한 문화시스템 접근 문화 기간시설 기간시설 건강과 발생(성장)에 대한 가족의 영향 세계관과 상징 보건평가 집단 평가 5장 민속(민간)의술체계와 보건부문 보건 부문 대중보건 민간분야와 민간의학 직업 힐링 6장 상호문화적 심리학, 정신의학 문화와 개성 정상과 비정상의 문화 개념 토속 민간심리학에서 개성과 자아 의료직업과 상호문화적 관점 민간심리학에 대한 생의학적 접근 질환을 보는 인종의학 이론 상호문화적 인종의학 신드롬 7장 의료 생태적 접근 의료생태주의와 질병 건강과 진화적응 유전자, 개인, 환경에 대한 문화적 적응 질병 역학조사 인종범주와 민족범주 그리고 건강 뇌, 구조, 기능의 3위 일체 병약함sickness과 치유반응 생물학적 문화 관점에서 본 감정 8장 정치경제학과 비판적 의료인문학 건강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접근 비판적 의료인류학 질병과 건강의 원인으로서 사회적 조건 사회적 네트워크와 지원 임상보건에 관한 거시 사회적 영향력 공공정책과 공동체 참여를 통한 건강의미의 변화 9장 심리생물학적 건강(보건) 동력학 문화치유 종교, 제의, 상징치유 스트레스반응 플라시보와 플라시보효과 심리적 신경면역학 psychoneuroimmunology 상징치유에서 메타포 사용의 절차 10장 민속의학ethnomedicine에서 주술패러다임 샤만의 의미 의식의 통합모델 신경지식 구조 neurognostic structure 애니미즘, 죽음과 재탄생, 주술영향 주술치료기반 현대종교경험과 종교치유의 주술적 뿌리 Borck(2016), Medizinphilosophie: Zur Einführung (의철학 입문) 1 서문 1.1 전통과 진보 1.2 의철학과 의학실재론 1.3 철학적 도전으로서 의학 1.4 프로그램 2 의철학의 필요성 2.1 출발점 2.2 의학이론과 의학적 반성 2.3 과학철학의 모델로서 의학 2.4 질병, 문화, 비판 2.5 생명과학의 지평에서 본 삶 3. 건강이란 3.1 지식사회에서 질환 3.2 건강을 잃는다는 것에 대하여 3,3 섭생, 영양학, 통속적 건강과 영원한 삶 3.4 건강의 비밀과 “큰 건강” 3.5 의술이 필요 없는 상태로서 건강, 유토피아로서의 건강 3.6 살아있음의 고유성 3.7 객관적 기능지표들의 종합으로서 건강 3.8 예방이라는 압박 3.9 글로벌 관점으로 본 건강 4 임상학-의료행위의 위상 4.1 이론과 경험, 기적과 평안: 기초분류학 4.2 병원과 신체검진 고안 4.3 지식생산의 장소로서 노동 4.4 과학기술로 지배하는 생명 4.5 생명정치 개념에 대한 생의학 4.6 기술과학의 실행 4.7 행동과학으로서 의학과 해석적 실천으로서 의학 4.8 임상적 지식과 임상윤리 5. 의학의 귀추 5.1 의학의 동력학 5.2 증거 추론 5.3 증거기반의학EBM의 도입이 패러다임 전환을 뜻하는가? 5.4 새로운 계층과 시스템논리 5.5 증거의 문제 5.6 의료인류학적 도전- 미혹에서 벗어나기 5.7 개별맞춤의학에서 말하는 개인이란 5.8 기능과 강화 : 21세기 호모파베르 6. 결국 죽는다 Coda über das Schtern 참고문헌 강신익(2007), 몸의 역사 몸의 문화, 휴머니스트. 강신익(2015), 「질병서사와 치유에 관한 생명-사회-인문학 가설」, 의철학연구, 20집, 35-64쪽. 심재관/최종덕(2016), 승려와 원숭이, 당대출판사. 최종덕(2014), 생물철학, 생각의 힘. 최종덕(2015), 「의철학 3대 논쟁점의 재구성」, 의철학연구, 20집, 125-176쪽. 황임경 (2007), 「환자, 의사, 그리고 텍스트 – 해석학의 관점에서 본 의료」, 의철학연구, 3집, 117-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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