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기술에 대한 논평
2007년 철학연구회 춘계 학술대회
주제: 뇌과학과 지능ㆍ감각기술의 철학
일시: 2007년 5월 12일(토) 10:00~18:00
장소: 성균관대학교 퇴계인문관 31604
Homepage: www.philosophers.or.kr


[제2분과] 지능ㆍ감각기술의 철학
김문현(성대,정보통신공학부)
"인공지능 기술의 공학적 기초와 그에 대한 과학학적 검토"에 대한 논평문


<1> 숙명적 대화: 인문학 위기담론들이 떠돌아다니는 가운데, 그 해소방안의 하나로서 학제간 연구를 포함한 학문간 대화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그중에서도 지식의 변화를 다루는 정보영역과의 대화는 필요성이 아니라 거의 숙명과도 같다. 현대첨단기술의 총아로서 보통은 IT와 BT를 드는데, 그중 IT는 이미 실생활과 매우 밀접하여 이를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일은 너무 당연하다. 기존의 접근방식은 인공지능 해석과 같이 논리적 접근이었지만, 구체적인 현장기술의 공학적 기초를 다루는 일 또한 중요하다. 특히 철학 연구공간에서 발표되는 이 원고는 의미가 크다.

<2> 문제: 지능형 연산기술, 인공신경망기술, 지식처리기술 3가지를 사례로 하여 그 기술의 논리적 기초를 서술하였다. 무어의 법칙 자체가 무어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현실의 긴박한 변화속도이므로 미래 기술력에 바탕한 지식과 정보 양상의 일상수준은 엄청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미래가 곧 장밋빛만은 아니며, 변화속도를 저해하는 기술적 혹은 원론적 문제들이 도사려 있다. 필자는 그 문제점으로서 예측범위를 벗어난 변수들의 존재와 변수를 표현하는 함수들의 약점들을 들었다.

그러나 논평자가 보기에 이런 문제들은 이미 복잡계의 일반적인 물리적 문제이며 인공지능 시스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제 IT의 미래실현은 양자적 인식의 문제를 추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즉 무어의 법칙이 실현되려면 나노테크닉으로 접근해야 하며 나노 차원에서는 양자도약 등의 양자 단위가 갖는 물리적 제한을 공학기술에 반드시 접목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초 차원에서라도 조금이나마 양자제약이 논의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고의 제목에서 공학적 기초라는 점이 필자의 태도였기 때문이다.

<3> 논평자가 다시 쓸 수 있다면: 연산속도가 아무리 빠른 병열계산기라 하더라도 기존 논리형 알고리즘은 미래형 IT 실현에 연산시간이 길어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기계 연산처리에 의존하기보다는 연산주체의 방향과 목적이 삽입된 탐색알고리즘을 취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들라치면, 필자가 강조했듯이 휴리스틱Heuristic 탐색과정인 경험함수이며, 자기조직 시스템이며, 다층적 연결망이나 혹은 베이지언 네트웍 등이다.

필자는 철학자들이 취약한 함수표현을 통해 최적의 설명을 제공하였으나 역시 철학자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가 함수로 표현한 원고내용을 아래와 같이 일상언어로 재구성하는 것도 여기모인 철학자들을 위한 서비스로서 논평자의 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신경망 지식체계는 크게 보아 다음의 특성을 지닌다. 첫째 뉴런(노드)에서 뉴런으로 연결되어 전체인식 과정 자체가 일의적이지도 않고 직렬적이지도 않으며 국소적이지도 않으며 선형적이지도 않다. 만약 a점에서 b점으로 가는 인식경로가 다층화되어 있다면 그 경로들은 서로 복잡한 층위관계로 연결되어 있어서 a점을 흔들면(자극하면) 그와 거리도 멀고 국소적이지도 않고 직접 연결되지도 않은 p점까지 간섭하게 된다.

이런 비국소적 현상들을 기존의 함수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다양한 함수방식이 개진되었다. 문제는 극도로 복잡한 대상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표현하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심리학자인 로젠블렛Frank Rosenblatt에 의해 50년대 개발된 퍼셉트론(Perception+tron) 개념은 매우 유용했다. 그러나 그 퍼셉트론 자체가 다층적이어야 함을 아주 늦게(80년대) 알게 되었다. 다층성이란 쉽게 말해서 0과 1을 구획하는 기준이 중층적이라는 뜻이다. 또한 a점과 b점 사이의 정보밀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중층적 구획기준의 문제는 경계기준을 복합적으로 설정하면 된다. 정보밀도가 일정하지 않은 문제는 노드와 노드 사이사이마다 숨겨진 은닉점(hidden nods)을 설정하여 다른 층위의 함수연산을 달리 적용하면 풀릴 수 있다고 필자는 말한다. 또 다른 점은 원래 계획했던 목표치가 실패하여 이를 수정하려는 되돌림연산을 잘 표현하면 되기도 한다. 이를 역전파back propagation라고 하는데, 이는 철학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편이다.

계산주의와 연결주의의 논쟁에서 말이다. 역전파 알고리즘은 비국소성과 병렬분산을 가능토록하는 연결주의connectionism 논점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처리방식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그런 인식경로를 함수의 선제이익으로 혜택을 줌으로써 경험적 논리경로를 최소화하는 베이지언 논리 역시 철학 부문에서 많이 논의되어 왔다.

그래서 인공지능 및 신경망과 지식처리 기술의 미래는 필자가 말하고 있듯이, 경험논리를 어디까지 형식화할 수 있는지, 중층적 연결의 복잡성을 어디까지 단순화하여 표현할 수 있는지, 비국소적이고 병렬적인 nod간 상관성을 표현하는 알고리즘이 정말 가능한지, 자기를 자기가 어떻게 조직화할 수 있는지 등에 달려 있기도 한다.

<4> 일단 만나고 보자: 제목에서는 과학학적 검토라고 했으나 내용 중에서 과학학적 메타해석을 보기 어려웠다. 과학학적 해석이 있어야만 철학과의 치열한 논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 발표문은 신경망의 공학적 기초만 제시되어 있어서 철학하는 사람으로서 따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주요한 논점들을 조목조목 다 논의해 주었다. 필자의 연구영역 논문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과감히 벗어난 리뷰 형식의 내용이지만, 이 원고는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철학자들 역시 반성할 점들이 많았다. 논평자가 앞서 말했듯이 철학에서도 연결주의 이론이나 자기학습 시스템, 베이지언 논리 등을 논의해 왔으나 현실 기술과의 접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추상적 차원에서만 연구해 왔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면 철학적 관련논의는 공허해지기 십상이다. 공학범주의 무한질주와 철학범주의 공허를 서로 상쇄하고 보완하는 만남이 절실하다. 그래도 역시 공학 연구자가 철학하는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 했다는 점만 해도 오늘의 의미는 대단하다고 본다. 지속적인 만남의 가능성이 무엇인지 상호 노력하여 찾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끝> (최종덕;07년5월12일)
철학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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